현행 사법시험의 존치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최근 국회에 사법시험 제도 존치 관련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찬반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 사법시험은 2016년에 마지막 1차 시험을 치르고 2017년에 2차, 3차 시험을 끝으로 폐지돼 2018년부터 법조인 양성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단일화될 예정이다.

사법시험은 기회균등과 계층이동의 사다리라는 상징어였다. 학력과 재력, 성별, 나이, 지역, 가문에 관계없이 대한민국 사람 모두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공정성의 대명사다. 지난 56년간 시행되면서 공정성 시비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시 낭인’이라는 말에서 보듯 인생을 사법고시에 매달려 청춘의 시기를 낭비하고, 특정 몇몇 대학 출신들이 과점, 법 적용의 획일화라는 병폐도 작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로스쿨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 양성을 위해 출범했듯이 교육에 의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높은 합격률과 특별전형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로스쿨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을 매년 5∼10%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해 전액장학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과 법조계의 찬반 논쟁이 교수사회의 정면충돌로 확대되더니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집단 대응, 오늘 600여명이 ‘한국법학전문대학원법조인협의회’를 발족해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항하기에 이르렀다. 사회 갈등의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우리는 법조인 양성의 다양화 측면에서 사법시험-로스쿨 양 제도의 존치를 주장하고 싶다. 어느 공직 진출이든 경로는 다양하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견제와 균형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양질의 법조인을 배출하는데 앞장선다면 그게 바로 법률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방법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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