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13>

그립은 힘(악력 握力)이 강하다고 제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립을 잘 하는 데 필요한 힘은 보통사람의 악력인 35~45면 충분하다. 따라서 힘이 세다고 그립을 잘 쥐는 것은 아니다. 골프용품점에서 악력기를 구입해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요령이 문제지 힘이 없어 그립을 강하게 못 잡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손가락으로 어떻게 그립을 잘 감싸 쥐는냐에 달려있다. 손바닥과 손가락을 이용해 클럽을 360도 감아쥐면 된다.

이때 악력을 보면 보통 35정도라고 보면 그 이상을 쓰면 오히려 스윙에 지장을 준다. 필요이상의 힘은 백해무익이다.

참새나 제비가 가는 전깃줄이나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라. 심하게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이 앉아 있는 것은 새들이 힘이 좋아서가 아니다. 발가락으로 나뭇가지나 전깃줄을 360도 잘 감싸고 앉아 있기 때문이다. 견고한 그립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나오는 드라이버의 경우 전체 무게는 300g 내외다. 아무리 힘이 없는 골퍼라도 300g를 쥘 힘이 없어 골프를 못하진 않는다. 또 이 300g의 클럽을 다루는 데 큰 힘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클럽을 360도 감싸 쥐기 위해서는 왼손의 3, 4, 5指의 제 1관절부분과 손바닥 사이에 클럽을 댄 다음에(제 2指는 제2관절 부분) 네 손가락을 감아 잡으면 자연스럽게 클럽은 360도 손과 접촉돼 쥐어진다.

클럽을 마치 야구 방망이 잡듯 하는 골퍼들이 있는데 이렇게 잡고는 볼은 맞을지 몰라도 원하는 비거리나 방향은 얻지 못한다.

<이종달 골프 전문기자 jdgolf@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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