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김중겸 사장

“무한한 창조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엔지니어링(ENG)분야에 들어와 상상,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쁨에 매일매일 출근길이 설렌답니다. 참 매력 있는 분야 아닙니까.”

지난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 및 주택 분야에서만 30여 년간 근무하다 2년 만에 엔지니어링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로 발돋움한 현대엔지니어링 김중겸 사장.

경제 불황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그의 놀라운 능력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성장궤적은 오늘도 종횡무진 그 자체다.

그 덕에 3개국에 불과했던 해외진출국가가 지난해 김 사장 취임 이후 15개국으로 늘었는가 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평상시보다 2~3배 증가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특히 이 모든 공을 직원들에게 돌릴 줄 아는 그의 진정한 리더다운 모습에선 ‘인재(사람)’를 일등 재산으로 여기는 엔지니어링의 참뜻과 일맥상통하는 김 사장의 철학마저 느껴진다.

언제 끝날지 모를 경제 한파 속에서도 기적 같은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는 김중겸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경기 악화로 대다수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 지난 10월 말까지 수주 규모는 1조4000억원, 매출은 5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늘었습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또한 2~3배 이상 급성장했죠.

사업포트폴리오 다양화와 틈새시장 공략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고 있어 올 수주는 2조원, 매출은 7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임직원들이 모두 하나가 돼 열심히 뛰어 다닌 결과로 올해 초 환율이 낮을 때 외자재 조기발주를 통해 환율상승에 대비했던 점도 주효했다고 보입니다.

-현대건설 주택본부장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취임하신지 2년이 돼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시간을 되돌아보신 소감은 어떻습니까.

▶30년 넘게 건설인으로 살다가 엔지니어링에 뛰어드니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고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지식을 기반으로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인 엔지니어링은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창조적인 사업이라는 데 매력을 느껴 이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더불어 국가경제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까지 생기니 할 수 있는 일은 물론이고,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상상한 것을 실현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니, 매일매일 출근길이 설레기도 했고요.

그 기쁨과 무한한 가능성 덕에 지난 2년 동안 외형성장과 수익(안정성)의 두 마리토끼를 다 잡은 변화와 혁신의 해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먼저 변화 하자고 제시했지만, 저를 믿고 따라준 현대엔지니어링 전체 임직원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엔지니어링 사업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 엔지니어링은 고부가가치의 두뇌집약 산업인 만큼 높은 교육수준으로 인적자본이 잘 형성된 우리나라의 미래 여건에 적합한 핵심 산업이자,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필수 산업 분야입니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은 일부 화공 플랜트 원천기술을 제외하곤, 플랜트 전 부문이 세계적인 수준에 달해 이제는 선진업체를 하청으로 ‘리드’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벡텔, Foster Wheeler, JGC와 같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과 지원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우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선진사 M&A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정부에서도 기술진흥 기반을 구축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법ㆍ제도 및 정책을 정비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을 펼치는 등 엔지니어링 육성 전략을 기획하고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차세대 신 성장 동력 발굴로 분주하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3만불 시대 국가의 ‘저 탄소 녹색성장’ 비전에 맞춰 물ㆍ환경ㆍ원자력ㆍ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진출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미 물ㆍ환경사업을 차세대 신 성장 동력으로 확보한 상태로 전체 임직원 1700여명 중 200여명이 물ㆍ환경 관련 사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자원부, 수력(댐)부, 상하수도부, 환경부 등 물 전문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15개 물ㆍ환경관련분야의 기술자격을 보유한 전문엔지니어들이 기존의 플랜트기술과 연계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적도기니 국의 몽고모 상수도 사업을 시작으로 성공적으로 진출한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는 이미 ‘현대하면 ‘아쿠아(물)’를 떠올릴 정도죠. ‘물’을 시작으로 적도기니에서 전력공급, 원유처리 플랜트, 도로, 댐, 공항, 항만 등 전 사업 분야에 참여할 예정으로, 적도기니를 교두보 삼아 아프리카 대륙에도 진출할 생각입니다.

원자력사업 역시 신 성장 동력으로 선정해 확대 진출할 방침으로,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건설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사장님의 ‘감성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 지난해 1월 사장에 취임한 후 가장 안타까웠던 것이 직원들이 회사를 많이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회사가 직원들을 위한 근무조건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던 탓이죠.

그 후 ‘비상, 올 투게더(All Together)’ㆍ‘사람중시경영+창조경영’을 바탕으로 ‘직원이 회사의 전부’라는 평소의 신념을 내세워 임직원들이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회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특히 인재가 재산인 엔지니어링사에서는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도전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반드시 필요했거든요.

그때부터 ‘내부소통’을 위해 CEO 동정 게시판, 사내신문ㆍ사보 창간, 신입사원들과 만남, CEO 이메일 창구 개설, 계층간 간담회 등을 만들고, ‘외부소통’을 위해서는 품질 보고회, CEO 외부특강 및 세미나, 협력업체와의 간담회, 홈페이지 개편 및 CEO 홈페이지 개설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엔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복지후생에 예산의 10%를 투자해 최신 설계 소프트웨어와 컴퓨터를 구입하고, 조명 밝기ㆍ공기정화ㆍ사무환경과 복리후생 등을 개선해 왔습니다.

이는 소비가 아닌 투자라고 판단했기에 가능했던 일로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보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비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세계 200대 엔지니어링 기업 중 6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업체 중에서는 부동의 1위로 오는 2015년까지 세계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과 금융이 결합한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industrial developer)’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을 펼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물을 시작으로 환경, 신재생 에너지, 첨단 도시 인프라 사업 등에 적극 뛰어들어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해나갈 것입니다.

특히 인재 양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기술력을 인정받는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더 멀리, 세계로 뻗어나갈 꿈을 꾸고 있습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을 믿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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