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펜하우스 5단지 옥상에서 촬영한 구로천왕 행복주택 단지 전경. 사진=송호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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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사업은 3년전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 대학생 등 젋은 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반값 임대료 영구임대주택 사업이었다.

도심지 철도부지나 유수지(遊水池) 주변 땅을 개발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부지선정과 설계방식 등에서 진통을 겪으며 광의(廣義)의 행복주택사업으로 수정되기도 했다.

대선공약 사업이란 상징적 의미 때문에 행복주택사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됐고, 바로 작년 10월 서울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행복주택은 오는 2017년까지 연차별계획에 따라 총 14만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앞으로 본지는 총 4회에 걸쳐 서울 강동강일과 송파삼전, 서초내곡, 구로천왕 4개지구에 공급된 행복주택을 현장 중심으로 밀착 취재, 분석한다. 

 

▲ 구로천왕 행복주택 위치도. 자료=SH공사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단지 바로 건너편 활성화된 상가 주거만족도↑
주변 시세 절반인 임대료…단지옆 공원도 매력


"단지 인근 공원과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주거쾌적성도 뛰어나고, 천왕역과 도보로 10분거리로 교통도 편리해 입주자들은 만족하고 있습니다(구로천왕 행복주택 관리소장)"

새해 첫 달 마지막 날인 31일 구로천왕 행복주택에 다녀왔다. 7호선 천왕역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지근거리에 이펜하우스 1∼6단지 총 3562세대 대단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왔다. 이펜하우스 7단지가 바로 구로천왕 행복주택이다.

이 단지는 7호선 천왕역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있는 것은 물론, 단지 바로 맞은편 활성화된 상가가 잘 갖춰져 있어 입지적으론 타 행복주택 대비 주거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였다.

반면, 서울 도심기준으로 외진 입지에다 단지 내 주민편의시설이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 구로천왕 행복주택 단지 내에서 바라본 복합상가. 사진=송호길 기자

◇ 교통·주거 쾌적성 '우수'…편의시설 이용 편리

이 단지는 5개동에 단일면적 29㎡ ▲사회초년생 113세대 ▲신혼부부 187세대 ▲고령자 36세대 ▲주거급여수급자 38세대 총 374가구로, 입주를 마친 4곳의 행복주택 중 가장 큰 규모다.

교통여건은 천왕역에서 단지까지 도보로 10여분 거리인 데다, 구로15번 마을버스 이용시 5분내로 단지에 닿을 수 있어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주민편의시설은 단지 바로 맞은편에 학원과 병원, 슈퍼마켓, 음식점 등이 들어선 복합상가가 활성화 돼 있어 주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했다.

또, 단지 일대는 천왕산과 개웅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은 물론, 단지 바로 옆에 공원이 마련돼 있어 주거쾌적성이 우수했다.

단지인근 D공인중개사 대표는 "3천세대가 넘는 대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이펜하우스는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이나 녹지시설 등이 풍부해 입주민들은 편리한 주거생활이 가능하다"며 "인근에 활성화된 상권도 위치해 생활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 단지 내 편의시설인 북카페와 카페 라운지는 입주자 대표가 선출되면 SH공사와 협의 후 운영될 예정이다. 사진=송호길 기자

◇ 3개월간 방치된 편의시설, 3월 중 가동

SH공사에 따르면, 현재 구로천왕 행복주택 입주세대는 지난 22일 기준 총 374세대 중 304세대 약 81%가 입주를 마쳤다.

SH공사 측에 미입주 세대에 대한 정보를 물어봤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답변이 어렵다는 얘기만 되돌아 왔다. 당첨자들이 입주를 포기한 것인데, 현재 SH공사는 예비3차 공급에서 67세대의 입주민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타 단지와 마찬가지로 단일면적 원룸 공급에 따라 신혼부부들의 경우 입주를 포기했으리라는 짐작이 가능했다.

단지 내 부대복리시설은 다목적실A·B, 북카페(작은 도서관), 실버 라운지(노인정), 국공립 어린이집, 게스트 하우스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가동되고 있는 시설은 전무했다. 유리문을 통해 텅 빈 공간만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입주민에게 편의시설에 대해 묻자 입주한지 3개월이 됐는데도 한 번도 이용해보지 못했다며 기자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703동에 거주 중인 사회초년생 L씨(25)는 "단지 내 북카페가 마련돼 있어 조만간 이용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3개월이 지나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관리사무소에 문의해본 결과 아직 미입주한 세대가 있어 임차인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설명만 되풀이 했다"고 말했다.

SH공사 관계자는 "단지 내 입주자가 과반수 입주함에 따라 지난 13일 임차인 대표를 선출한다는 통지문을 각 세대에 발송했다"며 "임차인대표가 선출되면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 운영과 활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SH공사가 구로구에 기부채납한 시설로, 오는 3월2일 개원할 예정이다. 구로구청은 지난해 총 74명의 원아모집을 마감하고,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채용을 마친 상태다.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행복주택 최초로 어린이집을 개원하는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저렴한 임대로 '만족'…도심 접근성은 '아쉬워'

구로천왕 행복주택의 임대료 수준은 표준 보증금의 경우 사회초년생이 보증금 3816만원에 매달 19만원을 내면 된다. 신혼부부는 보증금 4240만원에 월세 21만원대다.

이 단지의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매우 저렴해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단지 인근 S공인중개사 대표는 "천왕역 인근 행복주택과 같은 29㎡ 규모의 주변 오피스텔 임대료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 50만원 수준이다"며 "이 단지의 월 임대료는 인근 오피스텔 절반 수준인 데다, 대단지의 장점까지 누릴 수 있어 입주민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직업이 치기공사라고 밝힌 행복주택 입주민 K씨는 "인근 시세 대비 임대료가 저렴해 부담이 적고, 구로디지털단지 소재 직장과 가까워 출·퇴근도 편리해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렴한 임대료와 쾌적한 주거환경에도 불구하고 서울 서쪽 외곽이라는 입지여건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행정 구역 상 서울은 맞지만 거리상으론 경기도 광명시와 더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대중교통으로 도심까지 이동하기 위해선 버스와 지하철 등 몇 차례 환승이 필요하고, 이동시간도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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