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 김예람 기자
[일간투데이 김예람 기자]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노사 간 갈등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인력 구조조정에 지원부문 분사 문제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현재 회사 측은 다음달 1일부터 고정연장근무 폐지와 함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절대안전수칙 시행 등 근무 체제 변화를 예고한 상태며, 노조는 쟁의발생 신고에 이어 파업 수순을 밟는 등 즉각 반발하고 있다.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노사는 언제 줄이 끊어질지도 모른 채 필사적으로 당기기만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오는 2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앞두고, 지난 20일부터 분과별 순회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측의 분사 계획을 저지하고 조합원의 투쟁 참여를 높이기 위함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이 막가파식 사고방식으로 노조와 합의 없이 자구안을 밀어붙여 회사 경제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조합원에 대한 끊임없는 탄압과 노동조합 존폐 위기까지 위협하는 회사 경영진의 만행에 맞서 단체 행동권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에선 쟁의체제로 전환하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현대중공업 측에선 노조의 파업이 임단협 교섭을 위해 으레 있는 일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한 확연한 온도 차를 보였다.

양보와 타협 없는 노사 갈등은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서로의 이해관계에 묶여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공멸의 길을 걷게 될 뿐이다.

바둑 격언에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 했다. 스스로 살길을 타개한 후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이 순서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회사는 인력감축이나 분사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함에 있어 노조와 상생의 대화를 나눠야 하고, 노조 또한 어려운 시기에 눈앞의 이익보단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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