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는 재정지출 확대 만으로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경제가 금융위기와 실물위기가 맞물려 주저앉는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응변적으로 재정지출만 늘일 경우 모래밭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우리경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다음 보완적으로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정지출을 늘이는 것이 수순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55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대부분이 임시적인 공공근로와 인턴이다. 6개월 안팎의 고용기간이 끝나면 다시 실업자들로 전락한다.
무엇보다 이번 추경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4대강 살리기 등 여전히 토건공사에 비중을 두고 있다. 불가피한 공사는 해야 하나, 대운하 건설 등 다시 국론을 분열시키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
최근 대외경제 여건은 더욱 불투명하다. 미국이 대규모의 달러화 발권을 서두르면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등 국제경제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추경은 우리경제의 앞날을 좌우하는 중대 사안이 될 수 있다.
무조건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겠다는 무모한 발상을 버리고 구조조정을 전제로 하는 생산적인 추경편성으로 바꿔야 한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보다 진지하고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주중석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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