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톰보이 피인수 후 매출 4배 성장…브랜드 재정비 돌입
현대百 인수 후 첫 여성복 론칭…2020년 1조 패션기업 육성

▲ 그래픽=강혜희 기자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새 주인을 맞은지 5~6년차에 접어든 신세계톰보이와 한섬이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

두 패션기업은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현대백화점그룹이라는 대기업을 등에 엎고 피인수 이후 2~8배 성장했다. 패션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자체 브랜드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내실에 집중하고 있다.


◇ 톰보이, 40년만에 첫 리뉴얼 단행

30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신세계톰보이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 '톰보이'가 브랜드 론칭 이후 첫 리뉴얼을 단행한다. '스튜디오 톰보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내달 첫 매장을 신세계백화점 김해점에 연다.

톰보이 앞에 '스튜디오'라는 단어를 붙인 것은 신세계 톰보이가 연구하는 작업실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브랜드 헤리티지는 그대로 유지한 채 로고부터 브랜드 콘셉트와 제품 라인, 매장 인테리어, 광고캠페인 등 전면 재편했다.

특히 매장에 들어가는 액세서리 라인은 올 상반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체 핸드백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영입한 쿠론 출신 석정혜 상무가 가방 및 주얼리, 신발 등 출시되는 상품을 직접 챙긴다. 톰보이 브랜드 내에서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던 액세서리 부분이 석 상무 영입으로 날개를 달게됐다.

이 외에 키즈라인도 정규로 운영돼 4~8세 남아와 여아를 위한 다양한 의류를 선보일 예정이다.

톰보이가 간판을 바꿔 단 것은 40년만에 처음이다. 톰보이는 지난 1977년 설립된 국내 여성캐주얼 브랜드로는 1세대다.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실적 악화로 부도를 맞으면서 위기를 겪었다. 이를 구제한 것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정유경 사장이 총괄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1년 톰보이를 325억원에 사들여 약 3년만에 법정관리에서 졸업시켰다. 톰보이 브랜드 매출만 지난 2012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860억으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95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0년까지 2000억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톰보이의 전체 매출 역시 4년 새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14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서서 40억7883만원, 2015년 67억230만원으로 64% 이상 신장했다.

신세계톰보이는 여성복은 재정비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남성복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톰보이는 남성복 코모도스퀘어가 신세계인터내셔날에 피인수 이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신규 브랜드 '코모도 스튜디오'를 내놓는다. 코모도 스튜디오는 2030 남성을 타깃으로 한 컨템포러리 남성복 브랜드다. 재킷이 20만~40만원, 수트가 30만~70만원으로 합리적 가격정책을 꾀하면서도 백화점 유통망을 겨냥한 럭셔리 브랜드로 운영할 계획이다.

내달 9일 여는 스타필드 하남을 시작으로 신세계 동대구점,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차례로 입점할 계획이다. 또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는 직수입한 해외 브랜드를 전체 상품의 20% 정도로 구성해 매장을 편집숍 형태로 전개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기존에 보여주던 톰보이와 달리 스튜디오 톰보이는 한 매장에 여러 라인이 들어가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지컷과 보브가 진출해 있는 중국으로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그래픽=강혜희 기자

 

◇ '여성복' 강자 한섬, 신규 브랜드로 장점 강화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12년 인수한 한섬도 2018년 '1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홈쇼핑은 지난 2012년 한섬을 4200억에 인수했다. 그러나 매출은 2011년 4970억4126만원, 2012년 4963억5148만원, 2013년 4708억1179만원으로 하락하면서 초반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이듬해 매출액 5000억을 넘겼으며 지난해 6200억원을 기록하며 인수후 24% 이상 성장했다.

한섬 역시 여성복 강자다. 대표 브랜드 타임과 시스템이 고가에도 불구하고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면서 한섬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한섬은 여성복 브랜드 '래트 바이티'를 론칭해 메가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래트 바이티는 지난 1997년 SJSJ이후 20만의 여성복 신규 브랜드이며, 현대백화점이 인수한 이후 내놓은 첫 자체 여성복 브랜드다. 연령에 구애 받지 않는 실루엣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체형을 고려한 패턴을 개발할 예정이다. 여기에 가벼우면서도 형태감과 볼륨감이 우수한 고감도 소재를 사용하는 등 여성복 전문기업 한섬의 R&D 노하우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상품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26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1호점을 오픈했고 연내로 주요 백화점 10곳에 신규 매장을 차례로 열 예정이다. 오는 2020년까지 래트 바이티의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라인 '시스템0(SYSTEM0)'를 출시해 기존 시스템 브랜드의 라인을 확대한다. 또 SK네트웍스가 갖고 있는 한섬의 중국 사업 관련 권리도 올해 말이면 만료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한섬의 중국 사업 진출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섬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와 함께 래트 바이티, 덱케, 더캐시미어 등 신규 브랜드를 육성해 한섬 전체 매출을 2020년까지 1조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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