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금융시장 대응 회의' 개최
투자자 보호 지원…현대상선의 우량자산 인수 추진

▲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한진해운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금융시장 대응 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금융위

[일간투데이 강태현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에 대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1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 대응 회의'를 개최해 한진해운의 회생절차 신청 결정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정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채권단이 한진측 제시안을 불수용한 것은 혈세를 투입하지 않고 정상화에 성공한 현대상선과의 형평성에도 부합하고, 소유주가 있는 회사의 유동성은 자체 해결한다는 구조조정의 원칙을 지킨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한진해운이 곧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나, 그 동안의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관련 상황이 이미 상당부분 시장에 반영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의 시가총액은 4010억원으로,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코스피 0.03%)이 크지 않은데다, 주가는 이미 올해 초부터 많은 조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한진해운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3540원에서 지난 29일 1635원으로 53.8% 감소했다.

정 부위원장은 "한진해운 부실 및 대한항공 등에 대해서는 이미 신용등급을 통해 반영됐던 만큼, 회생절차 신청이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은 지난 2014년 3월 BBB-, 지난해 11월 BB+, 지난 3월 BB-, 4월 B-, 6월 CCC 등급을 보였다.

금융기관 및 회사채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위원장은 "채권금융기관 등 은행권도 한진해운 여신에 대해 이미 상당부분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어, 회생 신청에 따른 금융기관의 추가 적립 부담은 크지 않으며 충분히 흡수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진해운의 회사채 발행잔액은 지난 2013년말 2조 2000억원에서 2014년말 1조 7000억원, 2015년말 8000억원, 지난 6월말 5000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하지만, 이 중 개인투자자가 65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금융당국은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민원·분쟁조정절차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 부위원장은 한진해운 협력업체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력업체 등의 경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인 만큼, 이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며 "해운 대리점과 선박용품 공급업 등 관련 협력업체에 대한 매입 채무(637억원) 중 상당부분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운영중인 정책금융기관 본점의 특별대응반과 지역의 현장반을 통해 협력업체를 밀착 지원함으로써 피해 최소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정 부위원장은 "해운·항만 분야에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며 "해수부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정부합동 비상대응 TF에 적극 협조해 화물 수송지연과 선원 피해 및 연관산업 위축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에 대해선 한진해운 노선에 대한 대체선박이 원활히 투입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현대상선의 한진해운 우량자산 인수 또한 추진된다.

정 부위원장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우리나라 기간산업인 해운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선박과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자산을 인수해 최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회생절차 신청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발생 가능한 위험요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불안이 확대되지 않도록 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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