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이 놀랄 만한 세대교체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1995년 10월 당시 김영삼(YS) 대통령의 한마디에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이 말로 하루아침에 뜬 사람이 ‘작은 YS’ 또는 ‘리틀 박정희’로 불리던 이인제 경기지사였다. 그 해 6월 초대 민선 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된 그가 1997년 3월 대선출마를 선언한 것은 당시로선 새로운 정치 사건이었다. 지금은 지자체장 감투를 쓰자마자 자천타천으로 ‘대권’을 주워 삼키는 시대가 됐다.

■‘개나 소나’ 대권 소는 누가 키우나

북미를 순방하며 ‘정권 교체’를 외치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필두로 “친노·친문·비문도, 고향도, 지역도 뛰어 넘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안희정 충남지사, 경기도정과는 아무 상관없는 모병제 도입으로 군불을 때는 남경필 경기지사에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급기야 기초단체장 이재명 성남시장까지 광주를 방문한 뒤 “대한민국의 혁명적 변화” 운운하며 숟가락을 얹었다. 지자체장들이 너도나도 대선에 발을 들이미는 것은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인 꽃놀이패이기 때문이다.

대선 공직 사퇴 시한은 선거 90일 전, 내년 여름 당내 경선 때까지 현직을 갖고 지자체 예산으로 대선놀음을 하며 한껏 몸값을 올려놓은 뒤 경선에 떨어져도 감투는 유지된다. 어느 때부터인가 광역단체가 지역구민의 피로감에 몰린 중진 의원의 피난처, 또는 대선 출마를 위한 경유지가 되고 있다. 서울시 안팎에선 박 시장의 대선 출마를 전제로 후임 시장 하마평까지 돌고 있다니 시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표현대로 ‘개나 소나’ 대권을 넘겨다보면 소는 누가 키우겠는가!

올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뉴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곧 싱크탱크를 발족시킨다. 내년 중반쯤엔 각 당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되니 후보들이 움직일 때가 되기는 했다.

■나라 이끌 방향 제시 비전 아쉬워

지금 우리는 심각한 구조적 위기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북은 우리 진보 정권 10년 동안 핵 개발의 바탕을 마련했고 보수 정권 10년 동안 그 핵을 확대 발전시켜 왔다. 아무도 북핵을 제어하지 못했다. 북이 단거리와 중거리에 이어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되면 그때부터 한반도의 지정학은 지진 앞에 서게 된다. 어디로 갈지 지금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북한 권력 집단이 평화를 위해 저토록 집요하게 핵을 만든 것은 아니다.

우리 경제는 구조적인 장기 불황을 막을 수 있었던 골든타임 4년을 허비했다. 이제 와서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사사건건 발목 잡은 야당을 탓해 보았자 달라지는 것은 없다. 대선은 국민에게 나라가 어디로 간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다시 해보자는 의욕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비전이 아니라 지역 표 결집, 단일화 쇼, 복지 포퓰리즘, 상대에 대한 음해 공격 등 정치공학에만 몰두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우리 사회는 다음 정권 5년을 허송해도 될 만큼 건강하지 않다. 유권자 모두가 대한민국의 생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칭찬합시다중앙회 회장·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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