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 서울지역본부 한재경 교수

▲ 한재경 교수

지난 7월 관광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봉평터널의 교통사고가 벌써 잊혀지는 듯하다. 생각하기 싫은 기억은 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교훈까지 잊는다면 비극은 재발하기 마련이다.

가을 행락철이 다가오는 요즈음 다시 졸음운전 교통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졸음운전이 위험한 이유는 운전자의 의식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위험 상황에 처해도 피하거나 충돌 직전까지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다. 당연히 상당한 속도로 충돌하여 사망사고가 잦다. 어찌 보면 음주운전보다도 위험한 것이 바로 졸음운전이다.

실험 결과 졸음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0.17%인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또한 졸음을 참다가 순간적으로 졸음에 빠지게 되어 자기의지로 피하지 못한다. 그래서 예고나 소리 없이 다가오는 치명적인 위험이다.

특히 고속도로 사망자의 23%가 졸음운전이 원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주행 환경이 매우 단조로워서 졸음운전이 유발되기 쉬운데, 시속 100㎞로 주행하는 자동차는 1초에 약 28m를 달리기에 깜박 조는 것조차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숙면으로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졸음이 오는 원인 중 하나는 산소 부족이다. 차내에 산소가 부족하면 몸에 이산화탄소가 쌓여 하품이 나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가끔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유지해야 한다. 환기할 때는 마주 보는 방향의 창문을 두 개 이상 열어주어야 효과적으로 공기가 순환된다.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승자가 있다면 대화를 나누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래도 졸음 끼를 느낀다면 졸음을 참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눈꺼풀은 힘센 장사도 못 이긴다고 하지 않는가. 생리적인 욕구가 심할 때는 억지로 참지 말고 풀어주는 것이 상책이다. 아무리 바빠도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이 현명하다.

약 20분 이내의 토막잠이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도 도움이 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운동의 자극이 졸음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운동의 피로가 심하다면 나중에는 졸음을 가중할 수도 있겠다. 적당한 스트레칭이나 몸풀기를 권한다. 평소에 충분한 휴식으로 안전운전과 건강 모두를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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