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 서울지역본부 한재경 교수
지난 7월 관광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봉평터널의 교통사고가 벌써 잊혀지는 듯하다. 생각하기 싫은 기억은 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교훈까지 잊는다면 비극은 재발하기 마련이다.
가을 행락철이 다가오는 요즈음 다시 졸음운전 교통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실험 결과 졸음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0.17%인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또한 졸음을 참다가 순간적으로 졸음에 빠지게 되어 자기의지로 피하지 못한다. 그래서 예고나 소리 없이 다가오는 치명적인 위험이다.
특히 고속도로 사망자의 23%가 졸음운전이 원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주행 환경이 매우 단조로워서 졸음운전이 유발되기 쉬운데, 시속 100㎞로 주행하는 자동차는 1초에 약 28m를 달리기에 깜박 조는 것조차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숙면으로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졸음이 오는 원인 중 하나는 산소 부족이다. 차내에 산소가 부족하면 몸에 이산화탄소가 쌓여 하품이 나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가끔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유지해야 한다. 환기할 때는 마주 보는 방향의 창문을 두 개 이상 열어주어야 효과적으로 공기가 순환된다.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승자가 있다면 대화를 나누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래도 졸음 끼를 느낀다면 졸음을 참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눈꺼풀은 힘센 장사도 못 이긴다고 하지 않는가. 생리적인 욕구가 심할 때는 억지로 참지 말고 풀어주는 것이 상책이다. 아무리 바빠도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이 현명하다.
약 20분 이내의 토막잠이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도 도움이 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운동의 자극이 졸음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운동의 피로가 심하다면 나중에는 졸음을 가중할 수도 있겠다. 적당한 스트레칭이나 몸풀기를 권한다. 평소에 충분한 휴식으로 안전운전과 건강 모두를 챙기자.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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