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한국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과 현대자동차 파업과 같은 대형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 그 파장은 이미 수출과 생산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마당에 수출마저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우리 경제가 올 4분기 중 제로 혹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저성장 쇼크’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기업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경제 구조다. 몇 가지 수치만 봐도 극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매출을 합하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0% 정도가 된다. 주식시장으로 봐도, 두 회사의 시총을 합하면 19%, 곧 5분의 1 정도다. 영업이익으로 보면 상장사의 30%에 육박해서, 금융시장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두 회사뿐만 아니라 이 회사에 연결돼 있는 기업들이 많다. 이 두 회사의 위기는 한국 경제의 위기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인 것이다. 이런 현실이기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의 ‘악재’를 보는 국민의 마음은 편치 않고, 불안하기까지 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250만대를 전량 교환·환불해주는 유례없는 리콜조치를 했으나 교환된 새 갤럭시노트7에서 또 다시 발화 문제가 터졌다. 회사 측은 국내외 생산 및 판매·교환을 중단했지만 그 과정도 매끄럽지는 못했다. 애초 발화 원인으로 지목한 배터리가 아니라 설계 자체의 결함이란 지적도 나온다. 아예 갤럭시노트7 단종은 물론, ‘갤럭시’ 브랜드로 후속 모델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란 지적이다. 이런 우려에 삼성전자 주가가 어제 8%나 폭락했다. 설상가상으로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 지배구조를 빌미 삼아 30조원의 특별배당까지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쏘나타 가운데 세타Ⅱ 엔진에서 결함이 발견돼 차량 소유자에게 수리비용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수리비용은 줄잡아 수백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2~3일 생산한 싼타페 차량 2,360대의 조수석 에어백이 ‘센서 설정 오류’ 등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발견됐고, 이 중 고객에게 판매된 66대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이러다보니 우리 수출도 어렵다. 10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94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나 줄었다. 월별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째 감소를 이어왔다. 8월 들어 2.6% 증가로 깜짝 반전했지만 한 달 만인 지난 9월 다시 5.9%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 초반 두 자릿수로 미끄러지면서 시작한 것이다. 현대차 파업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석유제품·석유화학 시설 정기 보수 등이 겹쳐서다.
일단 변명의 여지없이 삼성·현대의 이번 파문은 모두 품질 불량에서 비롯됐음을 주목해야 한다.

때문에 두 회사는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그런 조치를 하루빨리 취해야 되겠다. 뿐만 아니라 조선이나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 업종이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서 하루빨리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국내정쟁, 남북대치, 동북아정세, 노사분규 등 온 사회가 혼란상을 보이는 현 시국에 기업마저 흔들리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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