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수출 성적 저조, 8위로 하락할 전망
미국 정책과 미·중 신경전은 수출 리스크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올해 국내 수출이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세계 수출 순위도 6위에서 8위로 뚝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국내 수출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내년 수출 환경 점검과 하방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흥국 성장, 원화 약세,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국내 수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글로벌 수출시장으로 떠오르던 신흥시장이 최근 성장세 저하를 나타내면서, 신흥국에 대해 약 57.5%(올해 1~10월 기준)의 높은 수출 의존도를 보이는 국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내년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국내 수출 회복이 기대된다.

미국 신정부의 내수 부양책과 금리 정상화 역시 국내 수출 가격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백다미 선임연구원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 국내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자금 유출 우려, 미국과 중국의 환율 신경전 등은 연중 원화 환율 변동 리스크"라며 안심하긴 이르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의 경기부양 의지와 중국의 공급과잉 완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내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고조시키고 있다. 단,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 단가가 상승할 경우 구매력을 제약해 수출 단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며 통상마찰을 빗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가 한국 수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트럼프가 단행하고 있는 중국 제재는 앞으로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한미 FTA 재협상 압력과 미국 신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화석에너지 산업 규제 철폐 등의 정책으로 인해 국내 가전, 태양광, 2차전지 산업 등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백다미 연구원은 "내년 수출은 통상 리스크가 존재하긴 하지만, 신흥국 성장, 원화 약세, 인플레이션 압력 등 대외 환경이 유리하게 전개돼 회복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라며,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 베트남, 이란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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