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리튬가격 폭등에 남미 빅3 회사 '주춤'
몸집키운 중국 대비해 비용절감 기술개발 관건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중국이 전통적 리튬 강자인 남미를 위협하면서 앞으로 시장을 선점할 경우 후발 참여자의 진입 기회를 봉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따라서 신규 참여자는 최대한 빨리 시장에 진입해 공급자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조언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중국, 리튬을 접수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 리튬 강자인 남미 빅3 회사(알버말·SQM·FMC)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리튬 삼각지(Lithium Triangle)'로 불리는 염호에서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염호 생산방식의 원가 우위를 바탕으로 광석생산대비 절대적 원가 우위로 세계 리튬 시장을 지배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이 칠레를 추월해 세계 최대 리튬 생산 국가가 되면서 앞으로 시장내 영향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미 빅3의 세계 시장 지배가 가능했던 이유는 염호 기반 리튬 생산이 광석 기반 대비 원가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염호 리튬기업의 생산원가는 2500∼3000달러 사이에 형성돼 있지만, 광석은 5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리튬 총공급(17만1000t)이 총수요(18만4000t)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폭등하자 적극적으로 리튬광산 개발에 참여했다. 경제성 확보가 어려웠던 광석 기반 생산 프로젝트들이 경제성을 갖추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실제로 활발해진 리튬광산 개발에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두드러진다.

티앤치(Tianqi)는 지난 2014년 호주 탈리슨(Talison)사가 보유한 세계 최대 리튬광산을 인수해 매출을 전년대비 2배가량 늘렸다. 또, 캐나다 리튬광산 개발에도 참여한 상태다.

간펑(Ganfeng)은 리튬화합물 제조기업으로 배터리 제조기업인 엠벨(Mbell)을 보유해 자체 수요를 확보한 상태다. 이 외에도 호주에서 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제너럴리튬(General Lithium)은 오는 2018년 생산개시 예정인 호주 필강우라(Pilgangoora) 프로젝트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생산 예정 물량을 미리 확보하고 나섰다.

보고서는 이같은 중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3가지로 꼽았다.

우선, 지난 2014년까지 칠레가 리튬 화합물 최대 생산국가였지만 중국이 이를 추월했다. 특히, 최근 리튬 수요 급증을 견인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증가도 세계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 55만여대 중 21만여대를 기록해 미국을 제쳤다.

개발 속도가 빠른 광산 위주 투자로 조기 물량 공급도 예상된다. 기존 염호에서 리튬 생산량을 확대하는 것은 제한적이며 신규 개발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기존 빅3는 정부 규제로 염호에서 추출 가능한 염수의 양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시장 수요가 증가해도 임의로 생산량을 확대할 수 없다.

급성장 시장을 선점해 신규 진출사의 참여 기회를 봉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부터 신규 물량 공급이 가능해 성장 시장인 배터리용 리튬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민세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리튬 산업은 속도전·가격전 양상에 돌입하는 추세"라며 "신규 진출을 엿보는 기업은 이러한 트렌드에 걸맞은 사업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 한계 원가 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원가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생산 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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