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열에 강하고 대기 떨림 보정해주는 반사경 개발

[일간투데이 이인규 기자] 국내 연구진이 레이저 무기를 가동할 때 나오는 뜨거운 열에도 변형되지 않으면서 무기의 타격 정확도까지 높일 수 있는 반사경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KRISS) 우주광학센터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공주대학교와 함께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재로 만든 유효직경 160㎜ 냉각형 고속변형 반사경을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단단하고 열에 강한 소재로 금속을 가공하는 공구나 항공기용 타이어 브레이크 등 기계 산업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소재다.

이 반사경은 미세하지만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냉각형 고속변형 반사경'으로 불린다.

KRISS 연구팀이 개발한 반사경은 열 배출이 탁월한 SiC 신소재로 만들어졌고, 내부에 냉각수로가 있어 거울 표면에 40㎾급의 고출력 레이저가 조사되더라도 열 변형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 137개의 구동기를 장착해 레이저 무기의 초점이 대기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레이저 무기 외에도 대형 천체망원경이나 우주감시망원경의 적응광학계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적응광학계(adaptive optics)란 대기의 떨림 때문에 흔들린 별의 상을 원상 복원하도록 도움을 주는 장치를 말한다.

KRISS 이혁교 박사는 "레이저 무기에 들어가는 반사경은 군사적 사항이라 그동안 외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통해 반사경을 국산화함으로써 국방과 우주, 천문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KRISS 김학용 박사는 "앞으로 고속변형 반사경을 축소화시켜 그동안 유체의 흔들림 때문에 측정하기 어려웠던 세포측정에 활용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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