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독일 그로만 엔지니어링 인수
중국, 정부 지원으로 獨 M&A 협회와 협업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급변하는 모빌리티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독일 중소기업 인수가 활발하다.

독일 전체기업 수의 99.3%를 차지하며 전체 기업 매출의 35.5%, 전체 수출규모에 20%를 기여하고 있는 독일 중소기업은 독일을 넘어서 세계 산업의 혁신성과 R&D 투자에 앞장서 왔다.

미래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과 혁신성을 높이 여긴 글로벌 기업은 독일 중소기업을 전략적으로 인수해 기술이전 효과, 매출 증가,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독일 자동차 기술 업체인 그로만 엔지니어링(Grohmann Engineering GmbH)을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로만 엔지니어링은 직원수 약 700명, 연매출 1억2300만 유로의 중소기업으로 반도체, 전자기기, 자동차 생산 공정 자동화 설비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는 인수 조건으로 앞으로 2년 동안 그로만 엔지니어링에서 1000명의 고급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2018년까지 생산 공장에서 Model 3를 최소 5만대에서 최대 50만대까지 생산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4년간 생산을 400%가량 성장시킨 테슬라는 이번 인수를 통해 생산율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품질 개선과 한 대당 자본 지출 절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빌리티 기술변화에 따라 글로벌 부품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독일에 위치한 글로벌 부품기업 ZF도 최근 함부르크 소재 Ibeo Automotive System 지분을 40% 인수했다. Ibeo Automotive System사는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인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사물 인식 및 사고 예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본래 ZF는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 구동장치와 섀시를 생산했지만, 모빌리티 기술 트렌드에 합류하기 위해 전장부품, 경량화, 자율주행 등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기업의 독일 기업 인수 열기도 뜨겁다.

특히 중국은 공격적인 투자로 독일 정부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중국 Midea사가 독일 로봇기술의 대표기업인 Kuka를 인수한데 이어 중국 국영기업인 Chemchina가 자동화설비 기업 KraussMaffei를 인수해 크게 화제가 됐었다.

중국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독일 현지 유관기관이나 M&A 협회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적절한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최근 일본 Showa Denko사가 독일 탄소섬유 및 기술소재 생산기업인 SGL 그룹의 그라파이트 사업부문을 약 3억 유로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코트라 함부르크 무역관은 "독일의 혁신기업 인수는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술 이전 효과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국내 기업도 독일의 차세대 기업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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