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팀 홍보영 기자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소외, 궁색함의 대명사였던 혼밥, 혼술이 당당하게 산업의 한축을 형성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가구 비율은 27.2%, 2인가구는 26.1%로 1~2인가구를 합하면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는다. 이에 비해 4인가구는 18.8%에 그쳐 전통적인 가구 개념이 크게 변했음을 시사했다.

1인가구의 증가는 식품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 판매액이 2011년 27조6000억원, 2015년 29조2000억원으로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데 반해 편의점 판매액은 같은 기간 9조2000억원에서 16조5000억원으로 4년간 무려 80%나 증가했다.

1인가구와 함께 증가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6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5년 11월보다 23.0% 늘어난 수치다.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쇼핑 거래액도 3조431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0.5%나 증가했다.

혼밥, 혼술 문화가 형성된 배경에는 이처럼 1인가구의 급증이 있지만, 또 다른 동인도 존재한다.

연구기관마다 올해 국내 경제가 2%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 발표하며 어두운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한국 경제의 대들보였던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중공업이 휘청거리고 있고 대기업의 행보 역시 시원찮은 가운데 중국의 추격까지 더해지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을 맞이했다.

그런데 경제적인 혹한을 견디기 위해 잔뜩 웅크린 채 살아가던 국민들을 한겨울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도록 만든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졌다. 불황과 청년 취업난 등의 난국을 힘겹게 헤쳐가고 있던 시민들에게 돌아온 것이 다름 아닌 국가 지도자와 고위관료, 대기업 총수들의 잇단 부정부패 소식이었다.

이에 국민들은 나라로부터 도움 받는 일을 포기하고 혼자 잘 살아보기 위한 '각자도생'의 길을 택했다. 혼밥, 혼술 문화에는 이런 시대적 고뇌가 담겨있다.

정유년 새해에는 소통과 화합으로 '혼자'보다는 '함께'가 가득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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