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담보 대출 피해자 행세 언론플레이 지적

▲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일간투데이 전근홍 기자] 육류담보 부실대출 사태로 인한 동양생명 경영진의 위기 후 부실한 대응방식에 대해 비난여론이 거세다.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를 토대로 운영된다는 점을 망각한 채 자신들 역시 피해자란 점을 부각시키는 안일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언론사 취재기자들만 초청, 피해규모가 적다는 내용을 발표해 경영진의 소통 방식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6일 보험업권과 경영컨설턴트 등은 동양생명의 육류담보 부실대출 사태의 위기 후 대응방식에 대해 안일한 자세와 시스템 부재를 지적했다.

우선 동양생명은 피해규모가 미미할 것이며, 계약자들에게는 전혀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손실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피해 규모는 미미할 것”이라며 “계약자에게 돌아갈 피해는 전혀 없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육류담보 대출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단에는 총 자산 규모와 지난 3분기에 달성한 순이익 규모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동양생명은 26조원의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기자본이 2조원을 넘고 지급여력비율(RBC)도 253.0%에 이른다. 또한 지난해 3분기 2,240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순이익 2천억원을 달성했다.

설령, 피해복구가 가능한 미미한 수준일지라도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높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밝힌 대출규모는 3천8백억원인데, 이 중 2천8백억원 가량이 연체금이더라도 이러한 큰 액수에 대해 경영진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대출을 해줬는지 의문” 이라고 말했다.

통상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진행하는 보험사의 관행을 뛰어넘어 파행적인 의사결정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대출규모가 상당한 상황에서 담보 물건인 육류에 대해 현장조사를 한 차례도 시행하지 않은 것 역시 해당업체와 공모한 내부조력자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위기 후 관리 방식에 대해서도 안일한 자세를 보인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일부 기자만 초정해 피해자란 점을 부각하여 제한된 정보만을 공시하고 있어서다.

동양생명 홍보팀 관계자는 “장소가 협소한 상황에서 일부 기자단을 초정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고위임원진에서 정보 공개를 하지 않아 제한된 정보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시된 정보 이외에는 홍보팀 직원에게 조차 관련 사안에 대해 함구할 만큼 사안 축소를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단 소리다.

강명석 스트래티지샐러드 경영컨설턴드는 “기업의 위기커뮤니케이션 패턴은 기조에 따라 적극적인 대응방식인 하이(high)프로파일과 소극적인 대응방식인 로(low)프로파일로 구분된다”며 “동양생명의 위기 후 관리방식은 애매모호한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강 컨설턴트는 “동양생명 부실대출 사태와 이들의 대응방식은 사안을 축소 혹은 은폐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출규모가 상당하고 과실이 있다면, 관련자에 대한 적극적인 공개와 재발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며 “사안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고 해서 회피하려는 모양새는 오히려 사안의 심각성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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