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망 특약 등 5배가량 구성

▲ 직접 의뢰한 신한생명 생활비 주는 암보험 가입 설계서

[일간투데이 전근홍 기자] 신한생명이 생활비를 주는 암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자 손해율를 낮추려 주계약의 5배가량 의무특약 담보를 구성해 빈축을 사고 있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입설계서 상에 선택특약으로 표기된 범주에 특약담보를 구성해 판매 중인데, 의무적으로 가입을 강제한다는 것.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이 자신들이 출시한 ‘(무)신한 생활비 주는 암보험(갱신형)’상품 가입설계서에 선택특약이라고 표기된 범주에 의무가입 특약 담보를 포함시켜 판매해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해당 상품은 특정암을 진단 받고 매년 생존시 10년간 6600만원의 생활비와 검사비가 지급된다며, 홈쇼핑 채널을 통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암 또는 합산장해지급률 50% 이상시 월 납입 보험료 납입 면제 혜택이 있고 재발암과 전이된 암 등에 대한 보장이 가능하단 특징이 부각돼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초 보험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29억9천만원, 11월 31억1천만원, 12월 37억9천만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하지만 고객입장에선 특정 일반암(갑상선․대장점막내암 등)에 대한 보장이 미흡하며, 고액암의 경우 특약으로 구성해야 하는 등 진단금에 대한 보장은 사실상 부족한 면이 있다.

문제는 주계약 구성이 생활비 지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암에 대한 치료와 진단금의 구성을 특약 구성으로 대체해야 한단 점이다.

더욱이 가입설계서 상 선택특약이라는 담보 구분 범주에 의무특약 담보를 구성해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물론 해당 설계서 하단에 의무특약에 대한 설명은 표기가 돼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작은 글씨로 표기된 사항을 지나치거나 부주의 할 경우 오인할 소지가 다분하다.

가입의뢰한 설계사의 문자 답변

가입을 의뢰한 전속 설계사는 “가입설계서 하단에 작은 글씨로 주석이 달려있지 않냐”며 “속여서 파는 것이 아니고 일부 표기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속 설계사는 또 “생활비 주는 암보험이 얼마나 좋은 상품인데, 보험사도 남는 것이 있어야 운영이 되지 않겠는냐”고 푸념했다.

가입설계서 아래에 작은 글씨로 ‘의무특약’이라 표기 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대형 독립대리점(GA) 설계사는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할당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 의무 특약 담보는 설계사가 강조하기 나름이다”고 설명했다.

오인할 수 있게 설계서를 표현한 신한생명의 부주의로 피해를 보는 것은 고객이라는 것이다.

이 설계사는 또 “하단에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의무특약이라고 표현했다고 해서 누가 보겠느냐”며 “고객을 배려하는 세심함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신한생명 측은 ‘단순한 오기’라며 일축했다.

신한생명 한 관계자는 “해당 가입설계안에 표기된 선택 특약 중 ‘암사망 특약’과 ‘고액․특정암진단 특약’ 담보는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담보다”며 “선택 특약이라고 표기된 범주 안에 포함시킨 것은 단순 오기이며 담당부서에 건의해 바로 잡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상품은 생활비를 주는 부분에 대해 특화돼 있어, 암 진단금이나 사망시 보장 부분에 대한 고객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의무담보가 구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특화된 상품을 판매하면서 이른바 업셀링(up-selling)전략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며 “급감하는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꼼수”라고 귀뜸했다.

업셀링은 높은 가격의 상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따라서 손해율 낮추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보험전문가는 생활비 주는 암보험의 경우 갱신형이기 때문에 월 납입 보험료가 천정부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진단비를 높게 받을 수 있는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유익하다고 조언한다.

박홍석 키움에셋 보험 컨설턴트는 “생활비 주는 암보험은 갱신형 상품이기 때문에 갱신할 때 마다 월 납입 보험료가 비싸다”며 “나이가 어릴 경우에는 비갱신형 암보험으로 가입하는 경우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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