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지급결제 허용 및 외국환 업무 등 규제 완화 필요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취임 2년차를 맞은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회장이 올해 금투업권 규제 완화에 팔을 걷어 부친다. 타 업권, 글로벌 증권사와 비교해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 '금융권 골드만삭스' 탄생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투자업계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해 핵심 사업으로 은행, 보험 등 타 업권이나 세계 금융사 대비 규제 완화를 꼽았다.

초대형 IB(투자은행)가 2분기 중 시작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권에 적용되는 불합리한 규제때문에 한국에 '골드만삭스' 탄생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영기 회장은 "업계가 스스로 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외국회사와 맞먹을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마련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정부에 규제 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불합리한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증권사의 법인지급결제 불허' 가 있다. 지난 2009년 금융결제원은 증권사도 지급결제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국회 입법과정에서 개인만 허용되고 법인지급결제는 추후 논의하기로 결정됐다. 특히 증권사들은 지급결제망 비용으로 3375억원을 지급했는데, 상호저축은행이나 신협의 경우 380억원에서 160억원 정도만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지급결제망은 사용자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기반 서비스로, 특정업권이 독점을 해서 다른 업권은 못 들어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초대형 IB란 소리를 듣는 회사들이 법인 간의 자금이체도 못하는 상황은 없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관리법상 증권사가 투자 목적 외에 다른 외국환 업무는 못하도록 돼 있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국가를 대표해야하는 증권사들이 사실상 '절름발이' 상태라고 언급하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영기 회장은 지난 2015년 2월 제3대 금투협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금융계 '검투사'로 불리는 그는 취임 이후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초대형IB 제도 ▲중소형 특화증권사 지정 ▲사모펀드 진입완화 및 부동산펀드와 부동산리츠간 규제 차이 해소 ▲우정사업본부 파생상품 차익거래세 면제 등 금융 상품 출시 및 규제 완화를 통한 업권 경쟁력 제고에 힘을 썼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자본시장은 산업자금 공급, 모험자본 육성, 국민재산 증식, 투자자보호 등 4가지를 미션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열심히 한다고 애썼지만 아쉬운 것도 많아 올해는 각 회사 사장단과 단결해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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