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영업 회피하며 영업수익 늘려
출퇴근시간대 택시수배 실패율 급증

▲ 대기 중인 택시.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택시를 부르는 이른바 '앱택시'가 장거리 승객만 골라 태우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거리 호출의 골라태우기가 영업수입 상승에 기인한다면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연구원이 7일 발표한 '앱택시 활성화에 따른 택시 운행행태의 변화와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앱택시를 이용한 영업이 순항배회 영업보다 장거리 통행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항배회 영업을 하는 경우 5㎞ 이하 단거리 영업의 비율이 62.5%, 10㎞ 이상 장거리 영업은 18.0%에 불과했다. 반면, 앱택시 이용 영업의 경우 5㎞ 이하 단거리 영업은 24.3%, 10㎞ 이상 영업은 45.9%이었다.

택시 기사들은 앱을 통한 호출을 선택적으로 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단거리 통행보다 수입이 더 높은 장거리 통행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실제, 앱택시를 이용하는 경우 단거리는 운행수배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 주요 역 주변에서 요금 5000원 이내(3∼4㎞) 단거리 운행을 조건으로 앱택시를 수배하는 실험을 100회 정도 수행한 결과, 실패한 경우가 44%에 달했다. 평균 5.75회 정도 택시 호출을 시도했지만, 수락이 없었다는 의미다.

특히, 이같은 장거리 골라태우기는 출퇴근시간대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중 차량의 도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출퇴근시간대의 실패율은 59.3%로 뛰었다.

보고서는 "목적지가 단거리라는 이유로 택시수배에 그만큼 불편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단거리 승객의 이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앱택시들은 장거리 손님을 골라태워 수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법인택시의 영업 회당 수입은 7600원으로 전년(7300원)대비 3.3% 늘었다. 그 중 앱택시는 6.7% 증가한 7850원이었다.

지난해 법인택시의 운행거리는 평균 6.6㎞로, 2015년 회당 영업거리인 6.1㎞보다 8.2% 늘었다. 개인택시는 평균 7.6㎞로, 전년대비 30.9% 더 달렸다. 이는 개인택시가 요금이 높게 나오는 장거리 운행을 많이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앱택시가 택시기사의 영업수입을 증대시켜 영업환경을 개선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장거리 손님 골라태우기 등의 영업행태는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며 "스마트폰이나 앱을 이용하지 못하는 계층 및 단거리를 주로 이용하는 계층은 이런 앱택시의 편익과 효용으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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