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금융부 전근홍 기자

[일간투데이 전근홍 기자] “기사화가 될 만한 사안인가요”,“기사 안 쓰신다면서…상도덕이 있어야죠”,“기자님께 잘못한 것 없는데…”

푸르덴셜생명이 기사화가 되는 것을 꺼리며 취재를 한 기자에게 한 말이다. 참담할 따름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이러려고 기자가 되었나? 심한 자괴감까지 들 지경이다.

보험업계를 출입하면서 사실을 토대로 진실을 보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들의 눈에는 단지 자신들을 향해 총구를 겨눈 저격수처럼 보였나보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관련 취재는 금융소비자연맹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휴유장해 청구 관련, 환자에게 의료자문행위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이다.

푸르덴셜생명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 본질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부족했다. 오로지 일개 개인의 민원 건이며, 환자가 의료자문 행위 관련 개인정보취급 동의를 거절해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책임은 전혀 없단 것. 이 대목에서 푸르덴셜생명의 위기대응 방식은 철저히 회피전략에 입각한 ‘책임전가’로 볼 수 있다.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크게 세 가지 피해를 입는다. 인명 손실, 막대한 재산 피해, 그리고 평판과 이미지 훼손이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보험이란 금융서비스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은 평판과 이미지 훼손일 것이다.

다수의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위기 대응방식에는 3원칙이 있다. 신속성, 일관성, 개방성이다.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며 한 목소리를 내고 사안을 최대한 공개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법이 될 수 있단 소리다.

특정 위기 상황에서 책임과 대외적인 여론의 추이를 균형 있게 살피면서 사려 깊은 대처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젠 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기사화가 될 만한 사안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거나 본인들의 잘못은 감추고,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이 나쁘다”는 구태의연(舊態依然)한 대응 방식은 본인들 스스로 위기를 증폭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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