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나이언틱의 위치기반(LBS)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약발이 다한 모양새다. 정점을 일찍 찍은 만큼 그 인기가 급속도로 식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기자도 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종종 거리로 나서는데, 최근 거리에 포켓몬을 잡으러 다니는 진풍경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느낌이다.

이 게임은 국내에 공급되자마자 누적 설치자가 840만여명에 달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 세대에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향수를 자극하는 등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포켓몬고가 흥행 가도를 달리자 불법 프로그램도 덩달아 등장했다. 개인정보 유출 및 악성코드 감염으로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용자들의 우려가 이탈을 부추겼다.

그러나 기자가 직접 포켓몬고를 해보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지방 이용자를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임내 핵심 요소인 포켓스톱과 체육관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어 지방 이용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실제로, 포켓몬고 공식 커뮤니티에서는 '지방유저는 흙수저', '포켓몬고 지역 격차 심하다' 등 콘텐츠 양극화를 지적하는 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이 '수도권과 지방 지역 간 포켓스톱 분포 차이'를 비교한 사진을 올리자 지방 사용자들의 불만 섞인 댓글이 쇄도했다.


게임 개발사인 나이언틱의 일관성 없는 운영방식에 대한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지도 데이터나 포켓스톱 지정 기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별다른 대응책도 내놓지 않아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포켓몬고는 지난해 글로벌 게임 시장의 흥행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국내 흥행으로 4차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R이 재조명받게 됐다. 하지만 지방 이용자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수박 겉핥기식 콘텐츠를 내놓고 이들의 불만을 방치하는 주먹구구식 운영 행보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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