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교보생명·KB손보 컨설팅 업체 선정완료
공동 구축 보험사 200억원대 구축비용 전망

[일간투데이 전근홍 기자] 각 보험사가 오는 5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기준서 확정을 앞두고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컨설팅 및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만 수백억원이 들 전망이어서 가뜩이나 자본확충 부담이 큰 보험사 입장에서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교보생명, KB손해보험 등은 외부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IFRS17 시스템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2021년 시행 예정인 IFRS17 기준서 이행을 위해서는 부채를 기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측정해야 한다. 더욱이 수익 인식시점을 변경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관련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거나 변경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회계법인 삼정KPMG를 통합 컨설팅사로 선정하고, 계리(회계처리) 부분은 보험계리 컨설팅업체인 알앤에이(RnA)에 맡겼다.

교보생명은 EY한영을 컨설팅사로 선정하고 계리 부분은 영국 에이온(AON) 그룹 소속의 계리소프트웨어 전문업체에 맡겼다.

KB손보도 통합 컨설팅은 EY한영에 맡겼고 계리 부분 컨설팅업체로는 에프아이에스(FIS)를 선정했다.

일각에서는 IFRS17 시스템 구축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컨설팅을 받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데만 각 사별로 최소 100억원대에서 많게는 3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력에 대한 인건비 등 간접비용을 포함하면 대형사 기준으로 IFRS17이 시행되는 2021년까지 가늠하기 힘든 금액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용 부담을 더 크게 체감하는 중·소형사들은 개별적 시스템 구축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개별적으로 시스템 구축에 나서지 못하고 보험개발원과 함께 공동 시스템 구축을 시작한 상태다.

IFRS17 시스템을 공동구축하는 보험사에는 흥국·현대라이프·KDB·동부·DGB생명 등 5개 생명보험사와 롯데손보·흥국화재·더케이손보·농협손보 등 4개 손해보험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회계법인 삼정KPMG를 통합 컨설팅사로 선정하고, 전산개발업체인 LG CNS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상황이다.

정근환 보험개발원 IFRS 대응팀 팀장은 “IFRS 시스템 공동구축과 관련해 200억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 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보험사들도 기준서 확정이 세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컨설팅 업체 선정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추후 공동대응에 참여하지 않은 보험사들에게 구축 완료 후 관련 시스템을 판매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공동구축에 외국계 보험사가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들의 경우에는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부 컨설팅사는 같은 내용의 컨설팅으로 여러 보험사로부터 수백억대 비용을 받으니 회계기준 변경이 결국 회계법인 배 불리는 일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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