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제조업' 천명…전략적·조직적 변화 추진 주효
LG경제硏 "SW 전문성·대응 조직구조·동기부여 필요"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미국 제조업의 대표주자 격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디지털화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 기업은 ▲산업·소프트웨어 전문성 ▲환경에 대처하는 조직 구조 ▲동기부여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 시대 인사조직 운영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GE는 최근 디지털 제조업(Digital Industrial)을 천명하고 전략적·조직적인 변화를 추진해왔다.

대표적으로 패스트웍스(FastWorks)를 도입하고 연간 성과 리뷰와 상대 평가를 폐지한 점이 꼽힌다. 또, 리더십 변혁 등 수 십년간 GE라는 거대한 회사를 움직여 왔던 제도 및 시스템 변화는 많은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기업이란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초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기업은 물리적인 현실 세계를 디지털 세계로 복사해 소프트웨어로 세상을 관리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서점과 백화점을 디지털 세계로 복사했고, 테슬라는 자동차와 주행 도로를 디지털 세계로 옮겼다. 이들은 수시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컴퓨터로 움직이는 세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기업들이 디지털화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과거 기계장치·장비로 구현되던 제품·서비스들이 전자장치·장비와 소프트웨어로 대체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마크 안드레센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가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잡아먹고 있다"고 표현했다.

황인경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디지털 시대에 '두고 보자(Wait and See)' 전략을 택하는 기업들도 있다"며 "디지털 기술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해 나갈지, 기업 성과에 어떻게 기여할지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전략·조직 전문가인 마이클 터쉬만의 연구에 따르면, 선제적으로 움직인 기업들의 성공 확률이 '두고 보자' 전략을 선택한 기업보다 높다. 새로운 전략 실행에 필요한 사람, 시스템 등 조직적인 역량을 단시간에 갖추기엔 쉽지 않아, 조금이나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보고서는 성공적인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산업 전문성과 소프트웨어 전문성을 갖춘 사람,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조, 동기부여 시스템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원은 "디지털화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인 GE의 방식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유일한 방식(One Best Way)'은 아닐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확실성과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며 한발 앞서 선도적으로 움직이는 GE의 사례를 통해 기업들은 구체적인 변화를 위한 단초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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