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의" VS "겸업주의"…입장자료·간담회 발언 등 갈등 격화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좌),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우). 사진=각 협회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신탁업을 둘러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의 신경전이 격해지고 있다. 하영구 회장이 지난 20일 '겸업주의'를 역설하며 '종합운동장'에 비유해 한 발언에 황영기 회장 측이 또 다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금융투자협회는 21일 입장 자료를 통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금융제도는 전업주의를 근간으로 해왔다"며 "은행의 급진적인 겸업주의 주장은 그간 지켜온 한국금융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지나치게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일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신탁업의 자본시장법 분리'와 관련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박 자료다.

하 회장은 이날 "올해 상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는 초대형IB 육성 방안으로 대형 증권사는 기허용돼 있는 외환업무에 더해 대출기능이 대폭 확대되고, 과거 종금이나 단자사에 허용했던 발행어음도 취급하게됐다"며 "과거 은행의 불특정 금전신탁과 동일한 상품인 IMA가 허용돼 이미 증권업은 전업주의의 벽을 허물고 있다"며 겸업주의를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신탁본연의 종합재산 관리 기능을 수행하도록 독립적인 신탁업법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신탁업 분리에 환영의사를 전했다.

하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6일 황영기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신탁업을 자본시장법에서 빼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응수로 해석된다.

황 회장과 하 회장의 설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 당시 은행에 일임업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할때에도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ISA에 한해 일임업을 은행에 허용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번 신탁업 역시 은행과 증권간 '밥그릇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오는 5월까지 '신탁업 발전을 위한 관계부처 합동 TF를 가동하기로 했다. TF에서는 '신탁업법' 별도 제정 추진 등 신탁업 개선에 필요한 핵심 추진과제들을 부처협업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 8일 킥오프 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매달 1~2회의 주기적인 회의를 갖기로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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