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공모펀드 3개…항공기 금융은 기관 텃밭
장기 투자로 개인 접근 어려워…다양한 투자기회 모색해야

▲ 이지스자산운용은 23일까지 바른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지스코어오피스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117호'을 모집한다.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대체투자가 급부상하면서 항공기,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관투자자 중심의 딜이 성사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일부터 '이지스코어오피스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117호'을 공모하고 있다.

삼성역 인근의 1만1349.6㎡(약 3,433평) 규모의 오피스빌딩 '바른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 펀드는 정유년 첫 부동산 공모펀드다. 법무법인 바른이 빌딩을 매각하고, 10년간 건물 전체를 임차할 예정이다.

공모 마감은 23일까지이지만 이미 판매 첫날 우리은행에서는 선착순 모집이 완료됐고, 한국투자증권은 사전예약을 완료해 자금 납입이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투자' 특화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 공모펀드 전담팀을 꾸려 현재 해당 팀 인원만 100여 명에 달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저금리에 대안투자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데, 이번에 펀드가 판매되는 것을 보고 내부에서도 굉장히 놀랐다"며 "모든 투자 상품이 리스크가 없을 수는 없지만, 이 펀드는 임차인이 확정돼 있어 공실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동산 공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는 있지만, 공급은 그렇지 못하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신규 설정된 부동산 펀드는 총 691개다. 지난해에만 279개의 부동산 펀드가 쏟어졌지만, 이 중 공모펀드는 3개에 그쳤다. 올해 역시 39개의 펀드가 새로 설정됐지만, 모두 기관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사모펀드다.

장기간 투자이기 때문에 과거부터 대체투자는 기관투자자의 먹거리였다. 금융당국이 개인들도 대체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모재간접펀드를 허용했지만, 아직 운용사의 참여도는 미미하다. 기초자신의 리스크가 큰 경우에는 꺼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발사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위험이 있는 상품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한 시장이 아니다"며 "초기 단계의 시장이고, 시장의 수요가 커지면 공모형 상품 출시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증권사들은 또 다른 대체투자 자산인 항공기 금융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항공기 금융은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해 올해는 성장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의 수익이 여전히 견조하고, 항공기 수요도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보잉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항공기 여객 트래픽은 5.1%, 화물 트래픽은 3.3%, 항공사 수익은 300억 달러의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항공기 금융도 기관투자자들의 텃밭이다.

지난해 KTB투자증권은 두 건의 항공기 딜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8월 중국 리스사로부터 싱가폴 항공의 '에어버스 A330-300 항공기'를 매입하는 딜을 주선했다. 참여한 투자자들은 국내 보험사 및 공제회 등 기관이다. 이들은 6년간 항공기를 임대해 주고 원리금을 지급받게 된다.

같은해 12월에는 독일계 항공기 리스사로부터 약 1000억원 규모의 에어버스 A330-300 항공기를 인수해 사모펀드를 조성,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11월 일본의 미즈호증권과 GE캐피탈 에이비에션 서비스가 소유해 전세계 주요 항공사에 임차중인 항공기 20대를 일괄 매입하는 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했다. 약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해 항공기를 인수했으며,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항공기펀드로 만들어 기관들에게 분산판매 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12월 KTB투자증권이 주관한 싱가폴 항공 딜에 참여한 것에 이어, 올해 2월 에티하드 항공 딜을 직접 주선했다.

기관들도 항공기 금융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경찰공제회는 지난 2014년부터 항공기 금융에 투자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누적투자금이 1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도 신용도가 좋은 항공사의 항공는 물론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항공기 금융은 후순위의 경우 최대 9%의 고수익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기관들에게만 열려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자금의 회수가 자유로워야 한다고 진단한다. 또 항공기 금융의 경우 항공기 같은 일부 자산에 쏠려있어 다양한 투자기회를 모색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연구원 김영도 실장은 "보통 장기투자이고, 규모도 커서 공모형태로 만들기에는 자금의 안전성이 떨어진다"며 "개인들은 중도 인출하려는 성향이 강한데, 장기간 투자금이 묶여있는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개인들의 참여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기관투자자는 "신용도가 좋은 항공사의 딜이 나오면 선호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형태의 투자가 도입돼야 한다"며 "부품이라던지 항공사의 국가를 다양화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접근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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