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국내외 투자자 5곳 참여…매각 기대감↑
온라인 특화·높은 ROE 장점…가격 협상 맹점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중소형 증권사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 작업이 가시화됐다. 그동안 인수자를 찾지 못해 흐지부지 됐던 매각이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예비입찰을 27일 마감했다. 이날 대만계 금융사인 푸본그룹을 비롯해 국내외 투자자 5곳 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회사 지앤에이(G&A)는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증권을 선정하고, 잠재 매수자를 모집해왔다. 예비입찰을 마무리지으면서 늦어도 내달 중이면 본입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현 최대주주인 G&A PEF는 당시 이트레이드증권이었던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했다. 그리고 LS네트웍스는 G&A의 지분 98.8%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에 재무적투자자(LP)로 참여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08년 G&A에 매각된 이후 여러차례 인수합병(M&A) 매물로 거론돼 왔다. 2012년 G&A는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려 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못해 이듬해 잠정 보류를 결정했다. 이후 2015년 미국 이트레이드 파이낸셜과 라이선스 계약 종료를 이유로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또 다시 매각설에 휩싸였다. 시장에선 중국의 궈타이쥔안증권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특히 2015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2016년 현대증권(구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매물로 나오면서 중소형사인 이베스트는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르다. SK증권, 하이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 이베스트 외에 현재 새 주인을 찾는 증권사가 모두 중소형사다. 가치를 평가 받기에는 시장 상황이 좀 더 유리해졌다.

이베스트가 작은 덩치 대비 알짜 회사라는 것도 매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3724억원으로 순위로 따지면 국내 증권사 중 24위다. 하지만 ROE(자기자본이익률)는 6.6%로 8위다. 지난해 증시 침체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는데도 불구하고, 견조한 이익을 냈다는 방증이다.

한편 회사 내부에서도 연내 매각 완료를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한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매각 얘기는 여러번 나왔지만 이렇게 구체화된 것은 처음이다"고 귀띔했다.

다만 가격이 문제다. 대주주 측은 몸값으로 5000억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 주가 수준에서 계산해 봤을때 지분가치는 대략 3700억 내외로, 1000억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외국계 금융회사가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가진 지분율이 84%로 너무 높다"며 "국내 회사들은 가격이 비싸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외국계는 다르게 볼 수 있어, 가격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외국계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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