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탄압 멈춰야"…비난 여론 격화
'인사청탁' 이상화 본부장, 결국 사표

▲ 사진=KEB하나은행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의 행보에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임원진의 인사청탁 논란부터 노조와의 갈등까지 각종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는 9일 성명서 내고 "KEB하나은행 사측이 노조 전임자 발령 거부, 승진인사 거부, 성과급 지급 거부 등 갖은 수단으로 KEB하나은행지부와 조합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경영진은 임원들에게만 1년치 연봉 수준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데 반해, 직원들에게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기준 차이를 이유로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조3872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지만 직원들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지 않아 결국 임원들만의 '잔치'였다는 얘기다.

노조는 "실적이 부진할 때는 가장 먼저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호실적의 성과는 자신들끼리 나눠먹겠다는 부도덕한 탐욕의 극치"라며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모두 거부하면서 노조를 무력화시키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 노조가 출범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사측은 노조 전임자 선임과 연관도 없는 성과급 기준을 전임자 수와 연계시키며, 노조간부 파견 발령을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한 인사담당 임원은 최근 면담 자리에서 KEB하나은행지부 공동위원장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모욕하는 행패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합 노조가 출범한 이후 노사는 제대로 된 협상테이블도 만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용 KEB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PS(이익배분)를 요구하고 있는데 간부 구성, 인사 등으로 늦어진 것도 있지만 사측에서 안하려는 의도가 보여 임단협 얘기를 그동안 못꺼냈다"며 "임단협 요청을 해놓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함 행장은 통합 법인 출범 이후 뛰어난 실적 개선 외에도 '배려의 리더십'으로 큰 마찰없이 노조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을 받아 왔다. 특히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단독후보로 추천됐다. 이런 와중에 노사 갈등이 격해져 함 행장의 리더십에 제동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KEB하나은행 측은 "임단협 기간에 흔히 벌어지는 힘겨루기 같다"며 "인사 쪽에서 노조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인사청탁으로 임원이 됐다는 의혹을 받은 이상화 본부장은 7일 면직처분을 받은 후 8일 오후 사표를 제출했다. 은행은 곧바로 이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할 당시 최 씨의 부동산 구매 등을 돕고,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특혜 대출을 받는데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지난 1월 독일에서 귀국한 이후 한달 만에 글로벌영업2본부 본부장으로 승진 발령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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