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미꾸라지 통해 멸종위기종 Ⅰ급 미호종개 인공증식 성공

▲ 생식줄기세포에 대한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개발에 성공한 멸종 위기 어류. 자료=환경부

[일간투데이 이인규 기자] 앞으로 멸종위기의 어류 유전자원 보전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어류 4종의 생식줄기세포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하고, 이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미호종개'의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인공증식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초저온 동결보존이란 조건에 따라 초저온에서 모든 생명활동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원리를 이용해 생물자원을 장기보존하는 방법을 말한다. 생식줄기세포란 생식소 내에서 정자 또는 알을 만드는 줄기세포로 정자와 알 양쪽으로 분화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미호종개(Cobitis choii)는 지난 1984년 충북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수질오염과 하천개발 등의 이유로 현재 거의 절멸상태에 있다. 몸길이는 8∼10㎝다. 물의 흐름이 느린 맑은 여울에 살며, 부착 조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다.

그동안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미호종개의 인공증식과 종 복원에 대한 요구가 고조돼 왔다. 이번에 성공한 인공증식은 멸종위기에 처한 어류의 증식·복원을 위한 가시적인 연구 결과라는 데에 의의가 있는 것으로 국립생물자원관은 분석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어류 생식줄기세포를 이용한 활용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했다. 이 중 미호종개의 동결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개체를 안정적으로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현재 인공증식으로 태어난 47마리의 미호종개를 국립생물자원관 사육실에서 보호하고 있다. 나머지 7529마리의 미호종개 치어는 유전자 분석 연구로 활용했다.

이번에 성공한 어류 생식줄기세포 기술은 멸종위기 어류의 유전자원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하고 필요할 때 증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멸종위기 어류의 증식·복원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국립생물자원관은 내다봤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미호종개와 함께 동결된 감돌고기과 퉁사리 등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흰수마자와 꼬치동자개 등의 어류에 관한 초저온 동결 및 인공증식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미꾸라지를 이용한 멸종위기 어류 인공증식 성공은 생식줄기세포가 확보된다면 멸종된 종의 증식도 가능함을 보여준다"라며 "멸종위기 어류의 상시 복원 가능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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