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로 시민 공감지수 ‘UP’‘소통

[일간투데이 김동초 기자] 안산시의회(의장 이민근)가 권위주의의 빗장을 풀고 의회 본회의장을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등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월 16일 안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생경한 풍경이 펼쳐졌다. 제23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앞서 초지동 통기타 동아리 ‘풀땅’ 회원들이 멋진 기타 선율을 선보이며 본회의장을 찾았던 방청객과 회의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것.

본회의장에서 시민들이 이처럼 공연을 펼친 것은 1991년 안산시의회 개원 이래 처음 있는 일로, 타 시·군 의회에서도 그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시도다.

의회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매 회기 개의 전 시민들과 지역예술 단체가 참여하는 ‘소통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는 4월 10일에도 제238회 임시회 개회 공연으로 국내 정상급 오카리나 솔리스트로 구성된 ‘소리향 오카리나’ 팀이 7중주 앙상블을 선사해 줄 예정이다.

소통 콘서트 개최를 제안한 이민근 의장은 “사회 전 분야에서 ‘소통’과 ‘공감’이 화두인 요즘 지방정치에서도 이를 수용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안산시의회는 소통 콘서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통 창구를 활용해 ‘권력은 시민의 것’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물론 그간 의회가 내세웠던 권위를 과감히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회의장은 의회의 권위를 상징하는 곳처럼 여겨져 왔다. 의원들의 입법 활동과 의사 표현이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공적 공간이므로, 회의 규칙에 따라 음식물 반입이나 함성, 박수 등 회의를 방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권위만 앞세우다보면 정작 자치(自治)의 주체인 일반 시민들에게는 의회의 문턱이 높게 여겨지기 쉽다. 안산시의회가 소통 콘서트를 추진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과도한 엄숙주의를 배제하고 낮은 자세로 시민의 곁에 다가서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의회는 본회의 진행에 지장이 없도록 개의 전 10분 내외로 공연을 펼치고, 출연 대상도 지역 동아리와 지역 예술단체로 한정했다. 출연진을 안산 시민들로 구성함으로써 지역공동체와의 소통을 더욱 확대하기 위함이다.

앞서 지난달 16일 소통 콘서트의 첫 테이프를 끊은 ‘풀땅’ 회원들은 안산시의회가 본회의장을 공연무대로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 동안 연습에 구슬땀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초지동 주민이기도 한 풀땅 대표 신민우씨는 “처음 의회 본회의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다소 의아한 감이 없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시민들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처음 시도하는 공연이고 그 첫 주자라는 점에서 이제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풀땅은 ‘동해의 꿈’과 ‘바위섬’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등 3곡을 들려주며 빼어난 기타 연주와 노래 솜씨를 뽐냈다.

당시 본회의를 방청한 은빛의정봉사단의 한 회원은 “엄숙한 본회의장에서 이렇게 활기차고 친숙한 공연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소통 콘서트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7대 후반기 안산시의회는 ‘소통 콘서트’뿐만 아니라 의원들이 민생 현장을 찾아 해답을 모색하는 ‘현장의 날’ 운영과 지역 학생들을 청소년 의원으로 선임해 실제 회기를 이끌어가는 ‘청소년의회’를 새롭게 추진하는 등 다양한 소통 창구로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더욱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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