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당 무게 줄여 최종 소비자가 낮춰야

▲ 베트남의 국가별 과일·채소 수입액. 자료=코트라
[일간투데이 이인규 기자] 대베트남 과일 수출을 확대키 위해서는 상품 차별성과 다양한 가격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트라는 5일 발표한 '베트남 소비자에게 물어본 한국 과일'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 시장의 선점을 위해선 현지 시장을 파악해야 한다"며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과일은 현재의 고급 전략을 유지하되, 현지 마트에서 판매되는 과일에는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지난 2014년도 베트남의 과일 소비량은 동남아시아에서 5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1인당 섭취량은 50∼55㎏이다. 최근 5년 동안 과일 소비량은 13% 증가했다.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 임을 고려했을 때, 과일 내수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현재 한국 과일은 ▲가격에 따른 고급 이미지 ▲이국적이고 보기 좋은 겉모양 ▲희소성 등으로 베트남에서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한국이라는 원산지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 형성과 품질 인식 때문에 프리미엄 가격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와 딸기는 타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입되는 동종 과일보다 우수해 소비자에게 차별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코트라는 일용소비재로서 베트남 마트에서 판매되는 사과와 배의 경우 차별성이 없는데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소비자들의 접근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입 과일 중 비싸다고 인식된 한국 과일의 대표적인 예는 사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문제는 과일의 가격대가 폭넓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호찌민시 내 대형 마트에서 주로 판매되는 수입 사과의 원산지는 미국과 호주 등이다. 이들 사과의 크기와 품종은 다양하기 때문에 가격대 또한 5∼20만원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다. 반면, 베트남 마트에 공급되는 한국산 사과와 배 종류는 대부분 단일 품목으로 가격의 범위 역시 한정적이다.

코트라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은 "다른 대베트남 과일 수출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입지는 아직 확고하지 않다"며 "판매되는 국내 과일 품목이 다양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와 미국 등의 수입 과일과 특별한 차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 형성이 문제"라며 "수출되는 과일의 단위당 무게를 줄여 최종 소비자가를 낮추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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