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공지능 대체…1억4000만엔 이상 인건비 절약

'SB Drive'사의 자율주행 시스템 시험 중인 버스와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 자료=코트라

[일간투데이 이인규 기자] 일본의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에 따른 위기 대응 방법의 결과, 일본 기업들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인건비 증가 위험에 직면한 국내 기업도 위기를 극복한 일본 기업들의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트라는 15일 '인련난과 인건비 상승, 위기의 일본 기업 해법은?'이란 보고서를 통해 "일본은 인건비 상승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일부 기업은 신기술을 이용해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반면, 도태되는 기업은 경영 악화로 파산하고 있어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전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까지 인건비는 44조4012억엔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인건비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구직자 100명당 일자리 개수를 따지는 유효구인배율이 상승한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월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유효구인 배율은 1.43을 기록한 바 있다. 

먼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경영 악화를 겪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의 유명한 저가 여행사 '텔미클럽(TellMeClub)'은 지난달 파산 신청을 했다. 안내원 등 직원 인건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신문광고 등 무리한 홍보비용을 지출해 결국 파산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보험 회사인 '후코쿠생명보험'은 지난 1월 34명의 보험민원접수 직원을 IBM이 만든 인공지능 '왓슨 익스플로러'로 교체, 도입했다. 비용 2억엔과 연간 1500만엔의 유지비용이 지출 됐지만, 1억4000만엔 이상의 지속적인 인건비 절약이 가능했다. 또, 도쿄 디즈니랜드 인근의 '이상한 호텔'은 일부 필수 인원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기존의 3분의 1로 절약했다. 

코트라 일본 도쿄무역관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 추진 등으로 인건비 증가에 따른 국내 기업의 부담이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은 일본 기업의 인건비 상승에 대한 대응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은 최근 일본 기업이 높은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무인화·자동화 등의 신기술 활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면 추가 채용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으로 약 12조30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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