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부 금융팀 전근홍기자

[일간투데이 전근홍 기자] 보험업계에 ‘생활비 주는 암보험’이 봇물 터지듯 출시되고 있다. 한정된 돈으로 보장부터 연금형태의 생활비 지원까지 한 번에 해결하고픈 서민들의 주머니 속사정을 간파한 것.

영업채널에서는 매월 지급되는 ‘생활비’가 소비자를 유인하는 매력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의료기술 발달로 암 환자의 생존율이 70%까지 높아지고 불황속에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암에 걸렸을 때 진단자금과 매월 생계 유지비용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

보험금 지급구조를 보면 수술·진단비만 보장하던 과거 ‘일시지급형’과는 달리 매월 들어가는 생활비를 지급하는 ‘소득보전형’으로 판매된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은 지난 12일 암 진단 시 매달 생활자금을 최대 5년까지 지급하는 ‘올인원 암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생활자금형으로 가입했을 때 진단금의 일부는 일시금으로 나머지는 5년간 매월 나눠 지급한다.

손해보험사 중 메리츠화재는 지난 1일부터 ‘(무)메리츠 매월 계속받는 암치료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암을 진단받으면 고액의 보험금을 단번에 주는 ‘암 진단비’ 담보 대신 암을 치료하는 동안 매월 치료비를 지원하는 ‘암 치료비’ 담보를 주 계약으로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암 발병 후 생활비 지급 방식을 일정 기간이 아닌 암 발병 후 완치 시점에 연동시킨 상품인 것.

이외에 신한·농협·KB생명 등도 일정기간 생활자금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 중이다.

이 같은 출시경향에 대해 보험전문가들은 생명·손해보험사 별로 암 발병 후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사의 일부 상품은 소액암이나 유방암, 각종 생식기암 발병 시 약관 상 보험금 지급사유가 되지 않는다.

또한 대부분의 상품이 최초 발생한 암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해 여타 상품의 암 진단비 담보와 면밀한 비교 후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사자성어를 곱씹게 되는 이유는 왜 일까?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뜻으로, 당장의 차이가 눈에 띄지만 결과는 매한가지라는 의미다.

여러 상품들의 컨셉트(concept)가 일시금보다는 ‘분할지급’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생활비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추가로 담보를 가입해 웃돈을 더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가입할 필요가 있을까?

따져보면 큰 장점이 없다. 적어도 나 같으면 그 돈으로 암 진단비 담보를 하나 더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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