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령 조치에 내국인 서비스 강화·국적 다변화
규제 완화 건의에 영업 개시일 연기 등 정부지원

▲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에서 한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국내 면세점들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로 인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 조치가 내려지면서 매출이 감소하자 내국인 고객 서비스와 다양한 협업 등을 통해 대응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황금연휴를 맞아 면세점들은 내국인을 위한 서비스와 일본 및 동남아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마련한다.

현재 면세점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조593억원으로, 2월(1조3050억원)보다 18.8% 감소했다. 특히, 주요 면세점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매출이 평년 대비 30∼40% 줄어들었다.

지난달 15일부터 중국 당국이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한 이후 국내 면세점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사드보복이 장기화되면 그 여파가 온전히 미치는 이달 이후의 실적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런 흐름이 장기화되면 월 매출 1조원이 무너질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이에 면세점 업계에서는 사드 여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대체할 수 있는 소비층을 모색하기 위해 내국인과 다국적 관광객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우선 신세계면세점은 은행 등 다양한 기업과 손을 잡았다. KEB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내달 황금연휴에 환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업그레이드와 선불카드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또, 태국 씨티카드와 SC은행, 에어아시아, BMW코리아 등 다양한 기업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혜택과 다국적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인터넷면세점 일본몰을 오픈했다. 중국몰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대상 인터넷 면세점으로 'SNS간편 가입 시스템'을 도입하며 14일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SPC 해피포인트'와 제휴를 맺고 국내 고객 쇼핑 편의도 강화했다. 해피포인트를 사용하는 1800여만명 이상의 국내 고객들이 신라면세점에서도 적립하거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갤러리아면세점도 황금연휴를 맞아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했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내달 7일까지 '쉐어 유어 러브(Share your love)' 프로모션을 진행해 출국자들에게 항공권과 여권 지참시 골드멤버십 발급과 선불카드 1만원을 증정한다.

여기에 황금연휴 기간 동안 우리은행과 KB 국민은행, SC제일은행 환전 고객에게 구매사은카드를 증정한다. LG 유플러스 멤버십 고객에게는 온라인면세점 적립금 3만원 등 쇼핑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면세점 업계는 사드 보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의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내국인 구매 한도 폐지와 면세 한도 확대, 특허주기 10년 연장, 특허수수료 일시 감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일시 감면 등의 정부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관세청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신규면세점의 영업 개시일 연기, 면세점 매출 감소시 특허수수료 납부기한 연장, 분할 납부 등을 허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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