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두 분이 아니셨다면 이 몸이 살 수 있었을까….” 조선시대 정철의 시조 ‘훈민가(訓民歌)’ 중 한 대목이다. 이처럼 부모의 은혜를 알고 효도함은 인간의 기본이다.
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 가정은 공동생활이 이뤄지는 최소 단위이다. 따라서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결국 서로 반목하게 된다.


가정 화목의 근본은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도다. ‘효경’에 “효는 모든 행동과 도덕의 근본(孝百行之本 孝者德之本)”이라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정말 효도일까. 우리는 너무 가까이 있어 그 소중함을 잠시 잊고, 부모님이나 자녀를 소홀히 대하는 일이 몸에 밴 것을 아닐까.

하긴 까마귀도 ‘효도’를 한다. 흔히 까마귀를 ‘반포조(反哺鳥)’라고 부른다. 까마귀 어미는 새끼를 낳자마자 산후통으로 눈이 먼다고 한다. 그래서 새끼들이 눈먼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준다는 것이다. ‘반(反)’은 되돌린다는 뜻이고, ‘포(哺)’는 먹이다는 뜻이니 반포는 받아먹은 것을 되돌려준다는 말로서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다. 고사 ‘오조사정(烏鳥私情)’ ‘반포지효(反哺之孝)’의 유래다. 미물인 까마귀도 이럴진대 인간이 사람 도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어머니들도 우리들을 낳을 때 170여개의 뼈가 다 움직일 정도로 고통스럽고,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며, 8섬 4말의 젖을 먹인다고 하지 않는가.

불교경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강조하며 그 은덕에 보답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부모의 은혜를 크게 열 가지(十大恩)로 나누고 있다. ① 품고 지켜 주는 은혜(懷耽守護恩) ② 해산 즈음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臨産受苦恩) ③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生子忘憂恩) ④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먹이는 은혜(咽苦甘恩) ⑤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廻乾就濕恩) ⑥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乳哺養育恩) ⑦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洗濁不淨恩) ⑧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遠行憶念恩) ⑨ 자식을 위해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爲造惡業恩) ⑩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究意憐愍恩) 등이다.

‘어버이의 날’이다. 부모의 은혜를 생각한다면 아들·딸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 번 천 번 돌아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했다. 백행의 근본인 효도를 실천해야겠다. 그것도 부모님 살아계실 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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