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연 "내부역량보다 M&A로 외부역량 확충해야"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 2010년 18.5%였던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2015년에는 –3.0%으로 역성장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제조경쟁력 순위도 2020년에 6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제조경쟁력은 2010년 세계 3위, 2012년 5위, 2015년에는 5위를 기록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제조 생태계에 제조업이 적응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확충이 절실하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M&A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새로운 사업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당면 과제”라며, “내부 역량을 확충하려고 하기 보다는 M&A를 통해 외부 역량에 기반 한 비유기적 성장 전략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국내 제조업의 M&A는 100억~20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2014~2016년 사이 거래금액이 이전 3년에 비해 29% 증가했지만, 독일 307%, 중국 257%, 미국 107% 증가에 비하면 현저히 뒤떨어진다. 건당 금액 증가율에서도 한국은 3% 늘어난 반면, 독일, 중국, 미국은 각각 289%, 231%, 88% 상승했다.

또, 국내 제조업의 M&A는 아태-신흥국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해외기업을 인수하는 국경 간 M&A는 주요국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다. 제조업 M&A에서 국경 간 M&A 비중은 한국이 33.7%, 일본 65.6%, 독일 96.3%였다.

M&A 유형 면에서는 ‘인수합병’이 많이 늘었지만, 이 또한 독일(334%), 중국(288%), 미국(125%)에는 못 미쳤다. 국내 인수합병은 2014~2016년 기준으로 이전 3년간에 비해 51% 증가했다. 인수합병은 피인수기업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많은 기업의 각광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M&A도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기술, 통신, 생명공학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M&A가 2014~2016년 동안 이전 3개년에 비해 12% 증가했다. 이에 비해 중국 624%, 미국 115%, 독일은 122% 올랐으며, 일본도 37% 향상됐다.

한편, 하드웨어 개발에 치중돼 있던 국내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업종의 M&A가 522%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다.

이 수석연구원은 “제조업 고유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수단으로써 M&A를 활성화하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기존 주력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4차 산업혁명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대상으로 한 M&A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북미지역 기업을 중심으로 M&A가 활성화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일본, 독일 등의 제조 M&A 동향을 파악해 기술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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