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水)은 생명이다. 그렇다. 이 땅 생명을 지닌 개체는 물 없이 살 수 없다. 특히 인간에게 물은 생명을 유지케 할 뿐만 아니라 건네주는 교훈 또한 적잖다. 물은 유연함과 겸손, 숨겨진 에너지 등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익힌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물의 덕성’에 관해선 노자의 가르침이 압권이다. 노자는 공자와 동시대 인물이지만 조금 앞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게 없지만 굳세고 강한 것을 공략하는 데는 그보다 나은 게 없으니 그 성질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莫之能勝也 以其无以易之也)”며 “부드러움이 굳셈을 이기고 약함이 강함을 이긴다(柔之勝剛 弱之勝强)”고 강조했다. 전한 때 학자 하상공은 이렇게 설명한다. “동그란 곳에 있으면 동그래지고 네모난 곳에 있으면 네모가 되며, 막으면 멈추고 터주면 흘러간다. 그런데도 물은 산을 품고 언덕을 오를 수 있으니 철을 갈고 동을 녹이는 데 물보다 더 뛰어난 공을 이룰 것이 없다.”

노자는 ‘물의 7가지 귀한 성질(水之七善)’을 귀감으로 삼았다. ‘물은 사람 사는 곳을 편안하게 해준다(居善地), 물은 연못처럼 깊은 마음을 지니게 한다(心善淵), 물은 누구에게나 은혜를 베풀 듯 이웃과 어질게 사귄다(與善仁), 물은 신뢰를 준다. 사람도 말에 책임을 져 믿음을 잃지 않는다(言善信), 물은 세상을 깨끗하게 하듯 바르게 산다(正善治), 노도(怒濤)처럼 일처리에 막힘이 없도록 실력을 배양한다(事善能), 물은 얼 때와 녹을 때를 알 듯 행동할 때는 모두에게 좋은 때를 택한다(動善時).’

이처럼 예부터 성인군자들은 물을 본받고자 했다. 서자(徐子)라는 인물이 맹자에게 공자가 평소 물을 칭송했던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맹자는 공자에게 있어 물은 지혜의 상징이었다며 이렇게 대답했다. “근원이 깊은 샘물은 밤낮을 쉬지 않고 흘러 흙구덩이를 채우고 난 다음에야 바다에 이른다. 지혜란 바로 이런 것이기 때문에 물을 칭송했던 것이다(原泉混混 不舍晝夜 盈科而後進 放乎四海 有本者如是 是之取爾).”

이명박 정부 ‘최대 치적’으로 치부되는 4대강 사업이 또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6월 1일 4대강 보를 상시개방하고, 4대강 사업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선 ‘대표적 정경 유착 부패 시리즈’로 드러날 수 있는 폭발력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량 확보와 수질, 시민쉼터라는 친수환경 등에 목적을 둔 4대강 사업의 정치경제적 운명이 참으로 기구하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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