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올리브애드 CEO

북한에도 광고심의제도가 있을까? 앞선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에도 상업광고가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 사전광고심의제도는 없는 듯 하다. 북한의 상업광고들을 보면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과대광고가 성행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키가 부쩍부쩍 큽니다’(키 크는 알약 광고), ‘습진, 땀띠, 버짐, 두드러기, 다래끼 등 거의 모든 피부질환에 사용’(천연물 치약 광고) 등 식품, 생활용품 광고에서 특히 그러하다.

다음은 북한 TV에 방영되었던 ‘대동강 맥주’ TV-CF의 광고 내용이다.

남: 평양의 자랑, 대동강 맥주~
여: 평양의 자랑, 대동강 맥주~
(자막: 평양의 자랑 대동강 맥주, 나라의 최대 음료 생산기지 대동강 맥주공장, 첨단기술을 동원한)

남: 흰쌀 맥주~
여: 흰쌀 맥주~
(자막: 흰쌀 맥주 개발! 발효도가 높고 연하고 깨끗하고 상쾌한 맛. 그 맛의 깨끗함과 특이한 향미, 고유한 품격으로 아낌없는 찬사와 호평! 순결하고 아름다운 대동강의 흐름을 련상)

남: 어~ 시원하다!
(자막: 정연한 품질관리 체계 수립, 국제규격화 기구(ISO9001)의 품질인증 획득, 국제규격화기구(ISO9001)의 품질인증 획득, 제품의 품질 및 위생안전 철저히 담보
*영양 성분: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B2, 광물질, 조화롭게, 풍부하게, 균형 있게
*기호성을 가진다
*약리작용: 스트레스 해소, 리뇨작용, 인민들의 건강장수에 기여!!
수도에 생겨난 새로운 풍경, 나날이 발전하는 우리의 자랑 대동강 맥주)

남: 우리의 자랑 대동강 맥주~
여: 우리의 자랑 대동강 맥주~
남: 인민생활에 이바지하고 인민들과 더욱 친숙해질 것이다
여: 인민생활에 이바지하고 인민들과 더욱 친숙해질 것이다

총 길이 2분 47초에 경음악을 BGM(배경음악)으로 사용한 맥주광고이다. 광고 길이에 제한이 없으며 자막이 지나치게 많고 남녀가 동일한 멘트를 교대로 반복하는 것이 특이하다.

만약 이 광고가 남한에 방영된다면 어떻게 될까? 방영 이전 광고 심의에 걸려서 대폭 수정해 방영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 주류광고 금지 시간대인 07시~22시 이외의 시간에 방영돼야 함은 물론이다.

남한의 심의기준에 맞춰 대동강 맥주광고를 심의해 보자. 심의에서 지적될 법 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과대광고: 최대, 첨단, 아낌없는 찬사와 호평, 건강장수에 기여
2. 근거 미약: 평양의 자랑, 나라의 최대음료 생산기지(근거 제시), 첨단 기술, 국제규격화 기구(ISO9001)의 품질인증 획득(근거 제시), 영양성분(근거 제시)
3.. 약사법 위반: 약리작용 부분(스트레스 해소, 리뇨작용, 건강장수)

2분 47초의 TV용 CF는 남한에서는 적용이 어렵다. 남한에서는 보통 15초, 20초, 30초가 대부분이고 간혹 1분짜리 CF가 있긴 하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15초에 맞춰서 광고를 남한식으로 리메이크해 보자.

NA: 평양의 자랑 대동강 맥주!
품질 좋은 흰쌀로 만든 맥주가 새로 나왔습니다.
(자막: 국제규격화 기구(ISO9001)의 품질인증)
깨끗한 맛
독특한 향!
대동강 흰쌀 맥주!
남: 시원~하다!!
(자막: 대동강 흰쌀 맥주)

이정백 광고대행사 올리브애드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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