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15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정책금리는 연 1.0~1.25%로, 금리 상단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 연 1.25%와 같아졌다. 미국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각각 연 0.25%포인트씩 올렸고, 올해 추가 1회를 포함해 2019년까지 연 3회씩 모두 7회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한미 금리역전이 확실시되는 이유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거친 소용돌이 속에 빠졌다. 한미 금리역전이 임박했는데, 대응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같이 올리자니 1400조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가, 버티자니 70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 이탈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빠른 시간 안에 소득을 늘려 빚 부담을 줄여 전세계적인 금리정상화 대열에 동참할 체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국내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며 결국 금융권의 대출이자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면 금리 상승폭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지난 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유도하고 있다. 올들어서는 아예 사실상 대출통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5월 가계부채 증가 규모(금융감독원 속보치 기준)는 10조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월대비 올들어 최대폭인 2조 8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상황변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대응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우리는 외부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이려면 경제의 기초여건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예컨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저성장·저물가에 적절히 대응해 경제의 활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의 취약한 가계 부채에 충격파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정책 수립이 돼야 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시장환경 변화에 대비해 한층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선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생활비 명목의 생계형 대출,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의 전월세자금 대출, 자영업자들의 사업자금 대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가계부채는 금융 쪽에서만 해결되는 게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도 참여해 창업·고용 문제를 패키지로 논의할 필요가 있음을 깊이 인식하길 바란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경제 회복요인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 및 질적 구조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 기업, 가계가 지혜를 모을 때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