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석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요즘 우리 사회는 다양한 성문화, 청소년문화, 노인문화, 패션문화, 화장실문화, 교통문화 등 많은 사회적 활동, 현상에 문화라는 말로 수식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여가문화에 대한 논의는 적극적으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해 여가문화 활동에 대한 욕구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영향 받기 쉬우나, 관련학계의 국외 연구결과는 장애인의 여가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고, 국내연구 역시 장애인의 여가문화활 동에 대한 욕구는 높으나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여가에 관한 연구는 1990년대 들어 재활영역과 특수교육영역에서 자기결정력의 강조와 더불어 대두되기 시작한 장애인의 삶의 질 문제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장애인의 삶의 질과 관련된 일반적인 연구에 비해 장애인 여가문화에 관련된 국내연구는 기초조사정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의 권익보호와 관련한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역시 기초적인 권리주장과 실태조사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 장애인을 문화주체자적 입장으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까지 장애인 복지관에서 실시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치료, 교육, 직업 등의 사업에 치중돼왔으나, 점차 사회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장애인도 동등한 여가의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부응해 장애인 복지관의 장애인 여가프로그램 개발 활성화를 통한 장애인의 여가활동의 참여기회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장애인의 사회적응력이 부족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사회적 관심과 이해의 부족, 시설의 열악성, 환경의 제한성 등의 요인으로 인해 여가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없고, 다양한 프로그램의 부재와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능동적이고 체계적인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했으며, 한정된 시설 환경과 조건으로 사회적 접촉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현실이다.

장애인의 여가활동 참여기회 제공은 중도․ 중복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복지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따라서 장애인평생복지차원에서 생애주기별 여가활동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은 더더욱 강조돼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장애인을 수단적 존재가 아니라 목적적 존재로 재인식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장애인생활시설의 프로그램 변화는 매우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여가문화는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구체적인 연구와 프로그램개발, 교육 및 훈련,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미흡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해 장애인도 여가문화 참여기회 확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자각하고 생활에 조화될 수 있는 자율적 운동존재임을 환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송석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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