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연구기관, 잇단 지역별 '양극화' 심화 전망
청약성적표 서울·수도권 '우수'…지방은 '부진'
#하반기에는 주택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정부의 규제가 수요 위축을 가져오고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가격 상승 폭을 제한할 것이다. 희소가치가 높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부동산114)
12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연구기관들은 잇달아 올 하반기 부동산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평균 집값은 상승하고, 지방은 세종과 부산 등 일부 특정지역을 제외한 전체적인 하락을 예견하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이후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경기·인천 간 차별화가 확대됐다"며 "지방 역시 부산과 세종, 강원은 비교적 상승률이 높으나, 이들 지역을 제외하면 1% 초과 상승지역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분양권 전매 등의 규제를 내용으로 한 6·19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분양 결과가 호조세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 주범으로 지목한 투기 수요가 빠지며 실수요자로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5일 청약 신청을 받은 6개 아파트가 모두 전 주택형에서 1순위 마감됐다.
대림산업이 경기 구리시 수택동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구리수택'은 평균 경쟁률 10대 1, 최고 경쟁률 20대 1(전용 59A㎡)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특히 6·19대책 이후 분양한 서울의 주요 아파트 중 롯데건설이 지난달 28일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평균 38대 1로 올해 서울 민간분양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청약률을 기록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투기 수요만을 억제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상황에서 실수요자는 오히려 이를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아 분양시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 분양 시장은 반대로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초라한 분양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청주 금천 센트럴파크스타힐스'는 총 241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6명만이 청약했다. '제주 도두 네오하임 주상복합 2차는 64가구에 3명만이 청약 접수했다.
이들 단지는 청약 조정 대상 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1순위 자격과 전매제한 강화, 재당첨제한 등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데도 '풍선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여기에 올 하반기 23만여가구에 달하는 분양물량이 주택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전국적으로 총 23만1514가구가 분양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12만8498가구, 지방이 10만3016가구다. 이는 상반기에 분양된 16만7921가구보다 38%가량 증가한 것인데, 올해 연간으로 40만 가구에 육박한다.
이현수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수요가 탄탄한 지역은 가수요가 이탈해도 실수요 중심으로 청약자가 몰리기 때문에 청약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서 대형건설사들이 공급하는 재건축·재개발 물량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내년 부활 예정인 초과이익환수제와 금리인상 가능성 확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도입 등 부동산 리스크가 있는 가운데 국지적 가격 상승세가 과도하게 지속할 경우 본격적인 규제 강화 정책이 일부 지역에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호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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