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류재복 기자] '군사굴기'(堀起·우뚝서는것)를 추진 중인 중국이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해군기지를 구축했다.

최근 관영 신화통신과 글로벌 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광둥(廣東) 성 잔장(湛江)의 한 군사 항구에서 '인민해방군 해군 지부티 보급기지 창설 및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에 선진룽(沈金龍) 중국 해군사령관이 참석해 기지 창설명령을 선포하고, 초대기지 사령관 량양(梁陽) 전 해군 대변인에게 군기를 수여했다. 출정식을 마친 뒤 해군 장병들은 중국 해군 징강산(井岡山)호와 둥하이다오(東海島)호에 올라 지부티 기지로 향했다. 중국 해군은 지부티 기지가 중국과 지부티 정부의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건설됐으며 양국 국민의 공통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지부티 기지의 주요 임무에 대해서는 소말리아 해적 단속과 유엔 평화유지활동, 인도적 지원, 재외국민 보호, 응급 구호, 국제 전략 항로 안전 유지 등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중국 해군당국의 이런 설명과는 달리, 지부티 기지는 아프리카에 세워지는 중국의 첫 군사기지로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군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제해권과 에너지 수송로 확보를 위한 중국의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지부티 기지는 미국이 중국의 군사굴기를 누르기 위한 중국 포위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10일(현지시간)에도 인도양 벵골만 해역에서 일본·인도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해상훈련에 나서는 등 중국 포위망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아덴만-홍해-수에즈 운하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지부티에 군사거점을 둬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우호 국가들과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등 원거리 군사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사업을 통해 지부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현재 지부티와 에티오피아를 연결하는 3억2천200만 달러(약 3천700억원) 규모의 수도관 건설과 아디스아바바-지부티 철도 건설(4억9천만 달러), 비츠딜리 신국제공항 건설(4억5천만 달러), 아프리카 최대 국제 자유무역지구 건설 등 막대한 인프라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를 통한 아프리카에서의 군사기지 및 군항 확보 전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추진 중인 대양해군 육성을 통한 해양강국 실현, 군사굴기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미국 국방부도 지난달 6일 발표한 '중국 군사·안보 정세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토대로 지부티에 이어 오랜 우호 국가인 파키스탄과 같은 나라에서도 추가적인 군사기지 건설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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