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결과 두고 전문가들 '순위내 마감 무난' 전망
자금력 풍부한 실수요자 중심 부동산 시장 재편 관측도

▲ SK건설이 서울 마포구 공덕동 385-13번지 일대에 마포로6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공덕SK리더스뷰' 견본주택이 개관한 지난 11일 오후 견본주택이 위치한 강남구 SK VIEW 갤러리의 한산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서울 마포에서 규제 이후 첫 분양 아파트가 나와 청약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출규제와 청약강화 등이 분양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올 하반기 서울 분양물량은 대부분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입지에서 공급돼 순위내 마감은 무난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분양하는 '공덕 SK리더스뷰' 견본주택에는 지난 11일 개관 후 주말 나흘간 1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이는 대책 발표 이전 서울 모델하우스에 평균 3만여명이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 단지는 서울 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등 4개의 노선이 지나는 공덕역이 도보로 2분여 거리에 있어 뛰어난 입지를 자랑한다.

문제는 8·2 대책에 따라 지난 3일 마포구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중복 지정되면서 중도금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 60%에서 40%로 강화됐다는 점이다.

단지의 분양가가 전용 84㎡ 기준으로 3.3㎡당 평균 2358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공급금액은 84㎡ 8억490만원, 97㎡ 8억8170만원, 115㎡ 10억1200만원 수준이다. 6억원 이하 주택에만 LTV와 DTI를 10% 완화해주는 예외 정책이 있지만, 이 단지는 해당 사항이 없다. 따라서 예비청약자들은 최소 4억8000여만원은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약 결과를 섣불리 예상하긴 어렵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실수요자들이 몰려 있는 서울에선 1순위 마감은 어렵더라도 순위내 마감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수현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이번 대책에 따라 대출 액수가 줄고 가점제 확대로 자금이 풍부한 수요자에게 상당히 유리해졌다"며 "자금 사정이 녹록치 않은 청약 경쟁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수월한 청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 역시 "분양권 전매제한과 대출규제 등으로 분양가가 저렴하지 않은 이상 1순위 마감은 어렵고 순위내 마감에 동의한다"며 "반대로 지방은 비규제지역인 신도시 중심으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들은 하반기 예정된 서울 아파트 분양을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공덕 SK리더스뷰의 청역 결과가 부진할 경우, 공급일정을 두고 건설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게 사실이다. 자칫 미분양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달 삼성물산과 GS건설은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분양 대전을 펼친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해당 지역에서 인기가 입증된 브랜드라는 점이다.

삼성물산은 강남구 개포동에서 개포시영을 재건축한 '래미안강남포레스트(전용 59∼136㎡·2296가구 중 일반분양 208가구)'를 선보인다. 지난해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각각 정당 계약 8일과 4일 만에 분양 완료된 바 있다. 또 현대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루체하임' 도 평균 4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5일 만에 분양을 마쳤다.

GS건설은 서초구 잠원동에서 신반포한신6차를 재건축한 '신반포센트럴자이(전용 59∼114㎡·757가구 중 일반분양 145가구)'를 분양한다. 반포 일대에 세번째 자이 브랜드 아파트로서 '반포자이'는 입주를 마친 상태며 '신반포자이'는 지난해 선보인 바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공급이 부족한 서울은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 순위내 마감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시장에서 투기수요가 사라진 가운데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서 자금력이 풍부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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