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 필요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인공지능(AI)을 빼놓고는 4차 산업혁명을 논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결정체로 불리는 자율주행차도 자동차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몸체에 인공지능을 지닌 일종의 지능형 로봇이다. 인공지능이 점차 광범위한 영역에 활용되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 전문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유망 직업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크게 '강인공지능(Strong AI)'과 '약인공지능(Weak AI)'으로 구분한다. SF 영화에서 등장하는 로봇은 대체로 강인공지능이다.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으로, 사람의 명령 없이 업무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명령을 거부할 수도 있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분야다. 하지만 과학자 대부분은 빠르면 50년, 늦어도 100년 이내에 강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의식이 없는 약인공지능의 경우,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했다. 이세돌, 커제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파장을 일으킨 구글의 알파고는 약인공지능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IBM의 왓슨도 마찬가지.

인공지능 전문가는 이 같은 인공지능을 가능케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이 탄생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심화학습(Deep Learning)'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으며, 사람이 수년간 배워야 하는 지식을 며칠 만에 습득한다. 심화학습의 핵심 기술은 '심층 신경망'으로 인간의 뇌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컴퓨터의 인공 신경망을 의미한다. 입력 값이 주어지면 여러 겹으로 이뤄진 인공 신경망을 통해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이 기법을 활용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수학적 자질과 창의성을 갖춰야 한다. 그들은 인문사회과학인 인지과학, 자연과학인 신경과학, 공학인 전자공학, 전산학, 기계공학에서 필요한 부분을 가져와 융합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폭넓은 분야에 대한 지식이 요구된다. 애플사(社)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부활한 심리학자, 사회학자, 예술가 등이 애플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고급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전자공학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하다. 연구소나 업체에 따라서는 석사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기도 한다.

한국정부는 1997년, 뇌 연구 기본계획(Braintech'21)을 수립하고, 뇌과학, 뇌의약학, 뇌공학을 통합한 10개년 계획을 세웠었다. 이는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단초를 제공했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통합적 사고가 필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문과와 이과로 나뉘는 이분법적 교육 구조에서 공학적 이해와 인문학적 역량을 갖춘 인재가 탄생하기는 역부족이다.

앞으로 한국정부는 코딩교육을 정규과목으로 편성하는 등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지금보다 많은 인공지능 전문가가 배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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