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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가성비 높은 지역축제
   
한국은 ‘축제의 나라’로 불릴 만하다.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기초 229개, 광역 17개)에서 총 1만7000건의 행사와 축제가 열렸고 총 8300억원이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경북, 경남 순으로 행사가 많이 열렸다. 전국에서 매일 46건꼴로 치러진 셈이다. 이 가운데 축제는 1214개로 집계됐다. 축제 기간을 하루씩만 계산해도 하루 약 5개 정도의 축제가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것이다. 축제산업의 소비지출 규모는 3조 5000여억원으로 영화산업 전체 매출 규모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개선점이 적잖다. 공통적인 문제점은 대부분의 축제가 9∼10월에 집중돼 있고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이들 행사의 상당수가 유사하고 너무 빈약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시민들로부터 상당수 외면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대부분 지역축제의 경우 스포츠대회, 춤, 인기가수공연, 불꽃놀이, 특산품 판매, 먹거리장터 운영 등이 빠지지 않는다. 심지어 개막식 축하공연과 불꽃놀이에 행사비용의 30%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지역 축제가 상당수다.

■고유성 살리고 예산 효율성 제고

지역축제의 여러 가지 여건상 관 주도로 막대한 외자를 유치해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허울만 그럴듯한 부실 덩어리 지역축제들도 적지 않아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게 아닌가.

무엇보다 유사한 성격과 내용의 축제들이 여러 지역에서 남발되다 보니 차별성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다. 일회성·전시성 행사 개최로 예산만 낭비할 뿐 독특한 축제문화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축제는 지역적 고유성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지속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절대적이다. 그 지역만이 갖고 있는 경제적 자원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참신성을 가진 축제로 특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축제 관계자들은 주민들의 의견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경청, 독특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 일부 단체장들이 자신의 치적과시용이나, 선거 캠프 관련자 또는 지역 토호세력 등 특정인들의 잇속을 챙겨주기 위해 역사성이나 목적의식 없이 혈세를 투입해 축제를 여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축제는 대표적인 문화서비스산업으로 다양한 문화와 개성이 융합돼 새로운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소통의 장이다. 그러기에 사회 문화적 변화에 대응해 축제 내용과 방향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즉 축제는 다른 지역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도 중요하지만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느끼는 체험프로그램 중심으로 특색 있게 꾸며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감과 신명을 느낄 수 있도록 놀이성을 강조해 기획해야 하는 것이다.

■성과 못거두면 지역주민에 고통

또한 축제 전 먼저 지역의 비전과 목적을 주민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개최 후엔 참가한 사람들의 의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화합과 소통으로 일체성과 새로운 지역사회 만들기의 긍정적 에너지로 활용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되도록 기획부터 진행, 평가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

우리는 지자체 및 지역축제 관계자들이 주민에 친근감을 주고 예산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해 주길 당부한다. 축제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연계시키는 게 중요함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축제의 성공을 통해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과 관광객 유치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임을 확신한다. 축제가 거듭될수록 주민 참여가 늘고, 주민소득에도 도움되는 지역사회 대동제(大同祭)로 거듭나도록 지혜를 모아야겠다.

분명컨대 지역축제는 지방자치가 뿌리를 더욱 굳게 내릴수록 지역 경제 활성화 및 도시 마케팅이 수단으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역축제가 실패하거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 해당 지역주민에게 커다란 고통을 수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기획되는 지역축제는 해당 지역만의 경쟁력 있고 독창적인 자산의 발굴, 지역 자산의 브랜드화, 지역 자산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개발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그램과 연계해야만 성공을 기약할 수 있다. 가성비를 높이는 축제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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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주필 dtoday24@dtoday.co.kr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전문위원, 전 세계일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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