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무단횡단 사망 57.6%…'후진국형 사고'
韓 보행사망자 39.9%…OECD 평균 19.5% 2배↑

▲ 그래픽=도로교통공단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연령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이사장 직무대행 정순도)은 11일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40%에 달하는 보행 중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해 발생한 1천714명의 보행사망자 중 고령자(65세 이상) 비율은 50.5%(866명)로 절반을 넘었고, 인구수 대비 사고율에서도 고령자는 인구 10만명당 보행 사망자 수가 12.8명으로 13∼64세 2.1명보다 6배 높았다. 특히 어린이(12세 이하) 0.6명 보다 무려 21배나 높은 수치다.

이처럼 고령자의 보행 사망자 수가 많은 데는 무단횡단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중 41.4%(709명)은 무단횡단 중 발생했는데, 이 중 57.6%(408명)는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한편 지난해 발생한 어린이 보행 사망자(38명) 가운데 취학 전 아동이 55.6%(20명)로 절반을 넘었고, 초등학생이 41.7%(15명)를 차지했다.

초등학생 보행 사망자 중에서는 저학년(1∼3학년) 비율이 73.3%(11명)로 고학년(4∼6학년) 26.7% 보다 월등히 높았다.

일반적으로 보행자 교통사고를 후진국형 사고라고 말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는 1천714명, 부상자는 4만9천723명으로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2016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4천292명)가 전년도(4천621명)에 비해 7.0% 감소한 데 반해, 2016년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1천795명) 대비 감소 폭이 4.5%에 그쳤다.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사망자 비율(39.9%)도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19.5%)과 비교해 2배 가량 높았다.

이상래 공단 통합DB처장은 "보행안전은 국가 교통안전정책의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고령자 보행안전을 위한 노인보호구역 지정 확대, 횡단보도 조명시설 설치 및 무단횡단사고 예방을 위한 무단횡단 방지시설 설치, 보행자 신호시간 연장 등 교통안전시설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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