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등에 의한 풍선효과 추정

▲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4배 이상 높은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8·2 부동산 대책'에 의한 풍선효과가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13일 "지난 7월 말 전국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조186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12월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다.

2011년 12월 말 10조1819억원에 비해서는 2배로 불어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1조51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조1060억원의 63% 수준이지만, 하반기 들어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6월에 1397억원 줄었다가 7월 3846억원 늘어났다. 이로써 증가액은 2월 이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8월 저축은행 가계대출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잠정치에 의하면 7월과 비슷한 규모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은 '8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을 통해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신용대출 중심으로 약 4000억원 늘었다고 전했다.

하반기 들어 7∼8월 두 달 동안 8000억원 가량 급증한 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 저축은행들이 일시적으로 건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했다가 7∼8월 들어 증가세가 평소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8·2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에서 가계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저축은행으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가계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을 찾는 가계대출 풍선효과가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전체 가계부채의 1.4%에 불과하지만, 가계부채의 취약고리로서 주의해야 한다.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저축은행을 많이 찾기 때문.

게다가 가계 실질소득 증가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서민들이 저축은행의 높은 금리를 상환하는데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15.23%(신규취급액 기준)로 예금은행(3.46%)의 4.4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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