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특집팀 황한솔 기자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중세 유럽에서는 수 많은 여성들을 마녀라고 이유없이 죽였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죽어 나간 사람들만 수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최첨단 인공지능이 다가오고 정보가 넘친다고 하는 현대에도 이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확인되지 않는 정보로 생사람을 마녀로 몰고 사냥하는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240번 서울 시내버스에서 아이만 하차해 엄마가 문을 열어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는데도 버스기사가 계속 운행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본 시민들은 240번 버스기사를 비난했고 청와대 홈페이지에 '240번 버스기사'를 고발한다고 청원을 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서울시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조사결과, 버스기사는 아이가 내린 정류장에서 16초간 정차했다가 출발했고 엄마가 뒤늦게 하차를 요구했는 때는 이미 3차로에 진입한 상태였다.

또, 이 과정에서 아이 엄마가 CCTV공개를 반대한다는 사실이 일파만파 알려지면서 비난은 아이 엄마에게 쏠렸다. 불과 하루 아침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이렇게 사실 확인도 되지 않는 일에 무차별적으로 마녀로 몰아붙이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과거 국물녀 사건도 마찬가지다.

2012년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이에게 뜨거운 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힌 가해자가 사라졌다'는 글이 게시됐다. 이 글이 논란이 되자 경찰이 나서서 조사를 했다. 하지만 CCTV 확인결과 뛰어다니던 아이가 일방적으로 여성에게 부딪히는 것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마녀로 지목된 피해자들은 "사건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이 마치 모든 것을 목격한 것처럼 나를 범죄자로 몰고 있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여론을 형성하고 마녀사냥을 주도 한 것은 최초 유포자 뿐만 아니라 언론사의 책임도 있다. 근거가 불분명한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논란이 돼도 사실을 검증해야 할 언론사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믿고 따를지 네티즌 개개인의 판단이겠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에 진위를 파악하지 않고 '속보'만을 좇는 최초 유포 언론사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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