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대표 회동 불참한 가운데 여야 대표의 청와대 만찬 회동이 27일 종료됐다. 어차피 홍준표 대표는 불참의사를 밝혔기에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4당의 모임이 됐다.

홍 대표는 지난 7월에도 청와대 회동 때도 불참하고 당시 대신 수해복구 현장에 갔다가 이른바 장화 의전 때문에 오히려 구설수에 올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도 '청와대에 안 가는 대신 어디를 가느냐' 질문에 홍 대표가 '집에 갈 것이고 휴식이 아니라 공부하러 간다'며 6시가 조금 안 돼서 당사에서 퇴근 바로 자택으로 갔다고 확인됐다.

■ 엄중시국에 '대우' 따지는 제1야당

'쇼통만 보여주려는 회동은 안 하는 것보다도 못하다'는 게 이유다. 한국당이 일대일 회동을 제안하며 대북·안보 정책에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당이 마주 앉아야 심도있는 논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당이 일대일로 만날 경우 당 지도부와 대통령이 같은 중량감으로 비칠 수 있는 효과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인 2013년 현재 여당인 민주당도 청와대의 5자 회담 제안을 거부하고 일대일 영수회담을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의 안보와 외교상황이 엄중한 시국에 개인적 의견으로만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에게 유엔총회참석 브리핑과 현 정세를 논해 보자는 것조차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한심하고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 중에 문재인 정부의 대북, 대미 정책이 홍대표의 소신이나 안보관과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모처럼 초대한 만찬장에 가지 않겠다고 비토를 놓은 것도 납득이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정치가는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배경으로 주장하고 때로는 시위도 하고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 또한 국가와 국민의 의사와 소통을 통해 정치를 하는 것이지, 혼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닌 것이 대의민주주의 기본이 아닌가.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의 27일 청와대 회동에 불참 방침을 밝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향해 "참 이상한 분이다. 스스로 적폐세력이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만나지 않겠다'면서 소통을 하지 않고 협치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반드시 홍 대표는 회동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만찬회동 빠지면서 소통요구 한심

국민들이 생각할 때 여럿이 있을 때 못할 이야기는 도대체 뭘까? 하는 의문이 든다. 다 같이 모인자리에서 대화하고 또 그 자리에서 당당히 일대일 영수 회담을 요구하면 될 것을 무언가 다른 사람이 들어서는 안 될 이야기라도 있는 걸까?

의석수 차이가 많은 제1 야당 홍준표 대표이다 보니 다른 당의 대표들과 나란히 앉아, 문재인대통령이 초대하는 청와대 만찬장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호락호락 불려 나가자니 체면도 구기고 자존심도 상할 수 있겠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대통령을 빛내게 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안보와 외교상황이 엄중한 시국에 개인적 사정으로만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에게 유엔총회참석 브리핑과 현 정세를 논해 보자는 것조차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한심하고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결국 작금의 시국상황과 국민의 안보와는 상관없이 모든 체면과 격식을 갖추고 걸맞는 대우를 해주면 참석하겠다는 의도를 그렇게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그의 자만심은 어디서 오는 걸까?

정치가는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배경으로 주장하고 때로는 시위도 하고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 또한 국가와 국민의 의사와 소통을 통해 정치를 하는 것이지, 혼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닌 것이 대의민주주의 기본이 아닌가.

민주국가에서 자기 고집과 아집이나 독불장군의 성향이 강한 정치인이 권력을 잡는 경우에는 독재주의로 흘러 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깨어 있는 국민들'이 이런 정치인을 싫어하는 이유도 다 그만한 이유와 과거에 겪어 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

홍준표 대표는 정치인으로 로서나 제1 야당을 이끄는 대표로서의 리더십에 매우 협소한 한계성을 스스로 노출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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