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성 때문인가 안전 때문인가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930년대 완공된 빌딩입니다. 현재 87년이 된 건축물으로 한세기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1945년에는 비행기 충돌도 있었지만 아직 건재합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현재 리모델링 계획은 있으나 재건축이나 붕괴위험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건재하게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국보로 잘 관리한 것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잘 완공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0년이 된 한국 건물에 들어서면 벽에 금이 가고 녹물이 나옵니다. 바닥 파이프가 썩어 난방도 시원찮습니다. 이렇게 수명이 짧으니 아파트를 부수고 새로 짓습니다.

그렇다면 선진국들은 주택 교체 수명은 어떨까요? 이웃나라 일본은 54년, 미국은 72년, 프랑스는 80년 영국은 무려 128년입니다. 거기에 비해 우리나라는 주택의 교체수명은 짧은 편에 속합니다.

아파트를 짓는데 사용하는 철근콘크리트의 수명은 통상 80~100년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더 짧은 시간에 아파트를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업성이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선진국보다 빠른 시간에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은 한국 주택들이 부실한 것도 있지만 사업성만 좋다면 괜찮은 건물도 허물고 다시 짓습니다. 통상 30년 전 아파트들은 대부분 10층 내외의 저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10층 아파트를 30층으로 높인다면 20층을 더 분양할 수 있어 사업성이 큰 것이죠.

그래서 역으로 생각하면 아파트를 지을 때 100년을 두고 짓는 것보다는 단기간(30~40년)을 두고 설계하는 것입니다. 업계 A전문가는 "30~40년뒤에 어차피 허물 것이라면 굳이 100년을 버티는 설계를 염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유로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벽식구조로 짓는 것입니다. 벽식구조는 기둥과 같은 골조를 두지 않기 때문에 공간적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또한 공법적으로도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비용도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대지 대비 수익율이 낮은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벽면구조식으로 아파트를 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건축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아파트 자재들을 저렴한 것을 사용하니 부실공사 문제도 발생하곤 합니다. 또한, 제재 조치가 이뤄져도 사업주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부실시공 문제가 없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아파트를 구입하면 20년에서 30년 안에는 처분하고 이사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도 변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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